
만화를 인터넷에서 무단 공개하는 '해적판 사이트'가 증가하자 일본 만화가들이 자제를 호소했다고 NHK 방송이 12일 전했다. 일본만화가협회는 전날 성명에서 “해적판 사이트 이용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급증하고 있다”면서 해적판 사이트 이용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 만화가는 만화 “창작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 해적판 사이트 운영자가 이익을 얻는 상황이 계속되면 작품 창작이 어려워져 일본의 중요한 문화인 만화산업이 붕괴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비쳤다. 해적판 사이트때문에 만화 잡지나 단행본이 팔리지 않으면 만화 연재도 계속할 수 없고 재능있는 젊은 만화작가 성장이 어려워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NHK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유료로 읽을 수 있는 전자코믹만화 산업은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일본 내 매출이 1711억 엔(약 1조70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무료로 접할 수 있는 해적판 사이트 탓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산업성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적판에 의한 피해는 500억 엔에 이른다.
자엔 시게키 오사카대학 교수는 “만화를 무단 복사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불법이지만, 해적판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규제가 쉽지 않다”면서 “악질적인 사이트에 한해서는 일본에서 열람할 수 없게 하는 강제차단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