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편해야 하루가 편안하다. 신발이 발과 잘 맞아야 한다. 신발은 보통 오후에 신어보고 구매하는게 좋다고 한다. 온라인쇼핑, 해외직구 때 자신이 신던 브랜드 사이즈로 사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믿었던 사이즈가 배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비자는 반품의 불편함과 판매자는 물류비용 증가, 매출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
창업 2년차 스타트업 '더핏'은 온라인쇼핑몰을 위한 패션상품 사이즈 추천 솔루션을 개발했다. 신발 사이즈 실측 정보 2만여개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자체 개발한 데이터가공 알고리즘을 통해 온라인쇼핑몰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 가공, 추천까지 이뤄지는 모듈은 특허출원했다.
온라인쇼핑몰에서 '어떤 사이즈를 살지 고민이세요?' 버튼을 클릭하면 신발 브랜드별 팝업창이 나온다. 평소에 신고 다니던 브랜드를 클릭하면 신발 종류와 사이즈 선택창이 나오고 결과를 누르면 구매하고자 하는 브랜드 사이즈를 추천해 준다.
김현호 더핏 대표는 “내 몸 자체가 팔이 길고 마른편이라 입어보지 않고는 사이즈 고르기가 어려웠다”며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더핏은 현재 신발 사이즈만 서비스하지만 하반기에 바지 카테고리를 확장할 예정이다. 연내 상의, 재킷, 장갑, 모자, 안경 등 전 패션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16년 6월 법인을 설립하고 2017년 8월 컨버스코리아에, 같은 해 10월 빅토리아슈즈에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서비스 개시 1년이 안 됐지만 연매출로 환산했을 때 1억원 정도다. 더핏 서비스로 구매가 이뤄지면 건당, 정액수수료를 받는다. 온라인쇼핑몰 규모에 따라 책정하는 수수료 비율도 다르다.
더핏 서비스를 온라인쇼핑몰에서 테스트한 결과, 서비스를 제공한 사이트 반품률이 17% 정도 감소했다. 매출은 더 늘어났다.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무료 교환, 반품 서비스를 하는 곳이 많다. 교환, 반품의 물류비용은 고스란히 쇼핑몰 부담이다. 고객이 반품할 때 제품 손상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고객센터로 걸려오는 전화나 댓글 대부분 사이즈 문의다. 재고관리, 제품 검수 및 포장 비용도 만만치 않다. 더핏 서비스를 이용하면 반품으로 인한 물류, 고객서비스 비용을 20%가량 줄일 수 있다고 더핏은 밝혔다.
신발 사이즈가 길이도 있지만 발볼이나 소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을 알고리즘에 넣어 추천하고 있다. 실측 치수를 넣어도 추천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유아용 신발에 적용할 수 있다.
더핏은 성남산업진흥재단이 주최한 2017년도 성남창업경연대회 대상 기업이다. 현재 성남창업센터 정글on+에 입주해 있다. 창업 2년차 기업으로 'J-창업지원 종합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인터뷰-김현호 더핏 대표
“사무실에서 거의 먹고 자면서 생활했습니다. 이러려고 창업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같이 창업한 동료들과 이를 악물고 일했습니다. B2B 서비스인데도 일반 고객이 우리 사이트에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우리 서비스가 꼭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현호 대표는 에피소드를 들려달라는 질문에 잠시 주저했다. 힘든 일 없었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게 힘들었다”고 대답했다.
김 대표는 “이제 어느 정도 사업이 안착됐다”며 “국내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바로 중국 등 해외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