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봇(bot)' 계정들이 미국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참극 직후부터 미국내 총기규제 논란에 적극 가담해 여론 분열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위터 봇은 설계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트윗하는 계정을 말한다.
NYT에 따르면 지난 14일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 참극 직후부터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봇에서 수백 건의 트윗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들 계정은 마치 케이블뉴스와 같은 속도로 관련 뉴스를 전했다.
일부 계정은 '#guncontrolnow'(건 컨트롤 나우), '#gunreformnow'(건 리폼 나우), '#Parklandshooting'(파크랜드 총격) 등과 같은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이들 계정 가운데 상당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내용을 게시해오다 총기 참극이 발생하자마자 총기규제 논쟁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총기규제 문제는 미국 내에서 가장 의견이 갈리는 이슈 중의 하나라면서 “이 같은 트위터 봇 계정의 메시지는 분열을 확대하고 타협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공모 의혹에 대한 뮬러 특검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가 지속해서 미국 내 여론 분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뮬러 특검은 지난 16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게시글과 광고 등을 이용해 미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인사 13명과 러시아 기관 3곳을 기소한 바 있다.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최근 미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는 과거의 노력(대선 개입)이 성공적이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올해 중간선거도 잠재적인 작전 표적으로 삼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11월 미 중간선거에서 러시아의 공작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