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계와 게임업계가 '게임 질병화'에 대응하는 공동전선을 구축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학회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4개사 대표와 의장에게 '게임중독코드 대응 원탁회의 제안' 공문을 보냈다.
수신인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정주 NXC 대표,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의장,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으로 4개사 대주주다. 이들 회사는 게임산업협회 부회장사로 실질적인 운영주체다.
4개사는 공문을 수신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게임산업협회를 중심으로 공동대응 중인 사안인 만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3개사도 긍정 신호를 보냈다. 게임학회가 제안한 경영자 중 한 명은 “다른 분들과 동의가 되면 (모여서 논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는 조만간 대외조직 관계자가 나서 게임학회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1월 취임과 동시에 “올해 게임업계는 세계보건기구(WHO) 게임 질병화 추진으로 위기를 맞을 것”이라면서 김택진 대표, 김정주 대표, 이준호 의장, 방준혁 의장, 게임학회장까지 5명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이번 공문 발송은 실제 공동전선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조치로 해석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택진, 김정주, 이준호, 방준혁 등 게임업계 리더 의중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게임 질병화 반대 쪽 공식 채널이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WHO는 5월 예정한 국제질병분류기호(ICD)-11 개정에서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것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게임 과몰입 증상을 중독으로 분류하려는 시도 중이다. WHO ICD-11에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등재되면 한국질병분류(KCD)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게임산업협회는 19일 WHO 게임 장애 질병화 등재를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게임업계는 WHO의 게임장병화 추진이 게임과 밀접한 청소년 대부분을 중독자로 몰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병적 과몰입은 기존 정신과 질환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성명서에서 “4차 산업혁명 한 축인 게임 산업 종사자들이 '질병 유발 물질 생산자라는 오명을 쓰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게임 장애와 관련된 과학적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게임 장애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임상 실험을 통한 데이터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성명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문화연대, 게임개발자연대가 참여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
김시소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