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양자(Quantum) 열정이 스위스 IDQ 인수로 결실을 맺었다.
세계적 기술력과 인지도를 확보한 IDQ를 인수,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 선점 기회를 확보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5세대(5G) 이동통신에도 양자암호통신을 적용,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를 구현한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을 비롯해 양자센서, 양자위성 등으로 '양자혁명'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IDQ 인수는 '글로벌 진출' 신호탄
SK텔레콤은 IDQ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확보했다.
IDQ는 기술력과 인지도에서 SK텔레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요한 최적의 파트너다. 2001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설립된 IDQ는 2002년 세계 최초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출시했고 2006년에는 세계 최초 양자키분배(QKD)를 선보이는 등 양자암호통신 선도 기업이다. 석·박사 연구인력만 30여명을 확보했다.
IDQ를 공동 설립한 니콜라스 지생, 휴고 즈빈덴 제네바대 교수는 양자정보통신 전문가다. 지생 교수는 1995년 '제네바 호수' 실험을 통해 장거리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을 최초로 입증한 인물이다. 당시 제네바 호수 밑을 관통하는 상용 통신망 23㎞ 구간에서 양자암호통신을 성공했다.
SK텔레콤은 IDQ가 가진 지명도와 기술력을 활용해 유럽과 북미, 중동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글로벌 양자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없다. SK텔레콤의 선점 가치가 큰 이유다. 양자암호통신을 포함한 양자정보통신 글로벌 시장은 2025년 27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양자센서에 양자위성까지···SK텔레콤 '양자 혁명' 선도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을 넘어 양자센서와 양자위성까지 양자기술 범위를 확대한다.
양자센서는 '얽힘'이라는 양자 고유 성질을 이용, 얽힘 광자의 미세 파동정보를 계측함으로써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초정밀 계측이나 초고해상도 이미지 센싱이 가능하다.
양자 중력센서는 기존 중력센서에 비해 정밀도가 최대 1000배 뛰어나다. 양자 이미징 센서는 일반 이미징 센서보다 10배 이상 정밀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미시세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자센서의 뛰어난 정밀도와 해상도가 가진 산업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정밀한 지하 탐사가 가능해지면서 도로 밑 싱크홀을 찾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석유나 가스, 철광석 등 광물탐사에 새 지평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영상의료장치에도 활용할 수 있다. IDQ는 우주발사체에 쓰일 정도의 수준 높은 양자센서 기술을 확보했다.
양자위성 기술도 개발한다. 2022년 양자위성을 발사하는 게 목표다. 양자위성은 양자암호통신이 유선 한계를 넘어 무선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다. 중국이 2016년 첫 양자위성을 쏜 이후 지난해 일본이 발사에 성공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양자암호 적용···“가장 안전한 5G”
양자기술이 당장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5G다.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많은 기기가 연결되고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오가는 5G 망에서 보안 중요성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SK텔레콤은 “2026년 430억개 사물이 5G망에 연결될 것”이라면서 “양자기술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양자암호통신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서울 을지로 5G 시험망에 이미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했다. 세종시 롱텀에벌루션(LTE) 상용망에 이은 두 번째 시범적용이다. 양자물리학 원리에 의해 중간에서 정보 탈취가 불가능해 경쟁사 대비 보안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양자난수생성기(QRNG)는 사물인터넷(IoT)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소형(5×5㎜) QRNG 기술을 보유했다. 이를 IoT 기기에 삽입하면 인공이 아닌 진정한 난수가 생성되면서 정보를 보호한다. 특히 자율주행차 등 치명적인 서비스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으로는 모든 스마트폰이 QRNG 고객이다. 민감한 개인정보나 금융정보 통로인 스마트폰 정보를 QRNG로 보호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양자정보통신 시장 전망(단위 : 억원)
SK텔레콤-IDQ 시너지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