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이 코앞이다. 봄이 가까워지면서 불청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바로 '미세먼지'다. 26일 환경시민단체 '미세먼지 줄이기 나부터 시민공동행동'(이하 시민행동)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제대로 미세먼지에 대응하지 못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이 심각한 위험 상태에 노출돼 있다”면서 “대책 마련과 함께 여야가 힘을 합쳐 관련 법을 시급히 처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때맞춰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상청 등 관련 부처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환경부는 당장 봄철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대상의 우수 사례 공유와 지자체 대상 설명회를 27일 연다고 밝혔다. 전국 171개 지자체와 공동으로 핵심 현장을 특별 점검하고 미세먼지 저감 등 대기 개선 현안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과기정통부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중심으로 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미세먼지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 됐다.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를 미세먼지라고 부른다. 대략 머리카락 7분의 1 크기다. 직경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폐, 혈관, 뇌에 침투하는 등 천식과 폐질환의 원인일 정도로 우리 몸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그만큼 일상생활을 크게 위축시킨다. 미세먼지 노출로 심혈관 질환, 저체중아, 조산아, 선천성 기형, 폐암 발생 사례까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세먼지 원인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와 공장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황, 건설 현장의 비산먼지 등 여러 원인을 추정할 뿐이다. 무엇보다 중국이다. 미세먼지 대부분이 유입된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얼마나 많은 양이, 어떤 미세먼지가, 어떤 경로로 오는지 이에 관한 정보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미세먼지와의 싸움. 특단의 대책과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원인 파악이 먼저다. 그래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지긋지긋한 미세먼지, 올해는 끝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