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충전·주차면 점유와 상관없이 수 십대 전기차가 동시에 충전하고, 이용자 편의에 따라 완·급속 충전을 선택할 수 있는 1:N 방식의 지능형 멀티 충전소가 한국전력공사 제주본부에 오픈했다. 이 설비는 다수 전기차의 충전된 전기를 전력망으로 보내는 V2G(Vehicle to Grid)기능까지 탑재해 향후 전력 수요공급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한전 제주본부는 26일 충전기 전문업체 모던텍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 1:다수 충전설비 'iEV Station X' 준공식을 개최했다.
<본지 2017년 12월 21일 16면 참조>
이날부터 일반인에게도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이 충전소는 최대 20대 전기차의 동시 충전이 가능하다. 하나의 충전기로 다수의 차량이 충전하기 때문에 종전보다 전력소비 75% 감소, 충전 시간 30% 단축은 물론 설치비 50%로 낮췄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특히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많은 제주지역 특성을 고려해 국내 최초로 V2G 양방향 전력거래 기술이 적용됐다. 전력 피크 등 전력수요가 많을 때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를 빌딩 등 각종 시설물 운영에 사용할 수 있다.
iEV Station는 출력 용량 확장이 가능한 120㎾h급 충전설비에 20개 주차면 각각의 충전케이블로 구성됐다. 주차면마다 케이블이 설치돼 일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구분 없이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선택에 따라 완속(7㎾h)부터 중·급속(최대 30㎾h급)까지 충전 속도를 정할 수 있다. 하나의 케이블로 완·급속을 선택하는 형태는 국내 최초다.
특히 이 설비는 단순 충전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을 이용, 충전과 결제는 물론 주차위치 조회와 이용자 충전패턴 분석,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황우현 한전 제주본주장은 “일반차량과 전기차가 같이 주차할 경우 공동주택이나 도심지 공용주차장에서 발생하는 주차분쟁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며 “주차와 동시에 자동으로 충전케이블을 연결해 주는 충전로봇도 올 상반기 내 개발해 상용화시킬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전 제주본부는 올해 말 서귀포와 제주에 구축 예정인 10층 규모 지능형 충전빌딩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도심 밀집지역 전기차 충전과 아파트 거주 이용자의 충전 편의를 위해 지능형 충전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준공식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미와시게끼 일본 소프트뱅크에너지 사장, 박규호 한국전기차충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