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세계 최대 '씨앗 금고' 업그레이드한다

노르웨이가 세계 최대 종자저장시설인 '씨앗 금고' 업그레이드에 나섰다고 미국 테크전문매체 더버지 등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는 10년 전 만들어진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Svalbard Global Seed Vault)' 설비 재정비에 1억크로네(한화 13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저장고는 자연재해, 재난 등으로부터 작물과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종자 보호시설이다. 2008년 2월 세계 종자은행의 이른바 '백업'시설로 문을 열었다.

저장고는 노르웨이 본토와 북극 사이에 있는 스발바르제도 외딴 섬 산 속 버려진 탄광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핵전쟁이나 지구 온난화 등으로 특정 작물이 죽게 되면, 정부는 농업 산업 재건을 위해 종자를 요청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구 최후의 날(둠스데이)에 대비한 금고, 새로운 노아의 방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종자(씨앗)이 들어가는 모습 <사진 출처:크롭재단 홈페이지>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종자(씨앗)이 들어가는 모습 <사진 출처:크롭재단 홈페이지>

노르웨이 정부는 저장고 설립 10주년을 맞아 날씨와 기후 등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설로 재정비한다. 비상 동력장치·냉장장치 등 기타 전기 장비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콘크리트 터널과 서비스 건물을 건설한다.

저장고는 이미 터널에 누수 방지를 위한 개조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비정상적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영구 동토에 눈마저 녹아 저장고에도 일부 물이 스며드는 사고가 있었다.

노르웨이 정부는 성명서를 통해 “전 세계 식량 안보에 중요한 모든 유전자원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크롭재단, 북유럽유전자원센터와 공동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저장고에는 약 450만 그루의 작물을 저장할 수 있다. 현재 옥수수, 쌀, 밀, 보리 등과 같은 주요 작물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로부터 수집한 약 100만 가지의 종자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식량 작물 및 식물 정보 저장소로 꼽힌다.

실제로 2015년 시리아 알레포에 있는 종자은행이 내전 중 파괴되자 스발바르 저장고에 보관된 종자가 활용되기도 했다. 모로코와 레바논에서 이후 새롭게 작물 수확에 성공한 후 복제된 종자는 저장고로 다시 반환되기도 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