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청바지 제조회사가 첨단 디지털 기술로 의류 제조공정을 자동화한다.
'리바이스'로 널리 알려진 레비 스트라우스가 다양한 데님(청)스타일을 내기 위한 마감처리를 수작업이 아닌 레이저로 전환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했다.
회사는 2020년까지 청바지 대부분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제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플랫폼과 레이저 로봇 장치의 단계적 도입으로 데님 제조 공정을 기존 20단계에서 3단계까지 단축할 수 있다.
리바이스 청바지 한 벌을 완성하는 데 수작업으로 최대 20분이 소요되던 마감작업을 레이저를 이용해 90초만에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자동화 기술은 의류 생산과 유통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시킬 전망이다. 이외에도 청바지 생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수가 수천개에서 수십개로 줄어드는 것도 기대된다.
칩 버그 레비 스트라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지속 가능한 제조 공정과 함께 변화하는 소비자 추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것은 청바지 제조의 미래이며 선도적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스페인 의류 마감처리 전문기업인 지놀로지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레이저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아울러 디자이너가 컴퓨터에서 구멍이나 선 등 디테일을 그리고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디지털 프로토타입을 공장에 바로 보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청바지를 만든 후 마무리 부분에서 디자이너는 스타일을 신속 정확하게 변경할 수 있다. 의류 제조기업은 방글라데시와 같은 저비용 생산국가에서도 공장을 자동화하기 시작했다. 이미 의류 제조 과정에서 레이저 기술은 15년 동안 사용돼왔다.
하지만 청바지는 데님 스타일을 내기 위해 인간의 수작업이 필요했다. 특히 청바지 특유의 낡은 느낌과 구멍을 내기 위해 사포, 모래, 화학제품 등을 이용한 노동집약적 과정을 거쳐야 했다.
WSJ에 따르면 레비 스트라우스는 이미 멕시코에 있는 공급 업체를 통해 생산방식 일부를 새로운 방법으로 테스트했다. 향후 2년간 공장 규모를 확대해 2020년에는 모두 새 기술로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멕시코 토레온 공장에는 4500명 직원이 있으며, 이 중 15%가 수작업으로 마감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 마감처리 공정이 완전 자동화된다면 직원 수 감소는 불가피하다. 회사는 대규모 해고가 아닌 다른 공정에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비 스트라우스는 자동화가 이뤄지더라도 생산량을 미국으로 다시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청바지 제조회사인 레비 스트라우스는 2017년에 전년 대비 8% 증가한 49억달러(한화 5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