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이 성추문에 휩싸인 가운데 이문열 작가의 ‘사로잡힌 악령’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최영미 시인이 고은 시인의 문단 내 성추행을 폭로한 가운데 과거 고은 시인을 빗대 쓴 소설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던 이문열 작가의 ‘사로잡힌 악령’이 누리꾼 사이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문열은 환속승려를 등장시켜 그와 그를 따르는 문단 주변을 모두 비판했다. 소설 속 환속승려인 시인은 한때 유명한 고승의 상좌이자 시인으로 자신의 이름값을 이용해 문화예술계 명사들과 사냥하듯 교분을 틀고 문학을 지망하는 여성과 친구의 부인 등을 마구잡이로 농락한다.
그러던 그가 순문학 진영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자 갑자기 민주투사의 탈을 뒤집어쓴다. 이후 1970~80년대 저항문학의 선두에 섰으나 정부의 상황이 바뀌자 또 다시 저항시인의 탈을 벗어던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고은 측의 지속된 항의로 ‘사로잡힌 악령’은 이문열의 작품목록에서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수정 기자 (kims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