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인 '워라밸' 50점에 불과...하루 11시간 근무, 한달에 3일 휴일이 고작

긴 노동시간과 여가시간 부족으로 소상인의 일과 삶의 만족도가 지속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점업과 소매업에 종사하는 소상인은 노동시간과 순수입의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자동차·부품판매업, 도매·상품중개업, 소매업, 음식점업 등 4개 업종의 5인 미만 소상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인 일과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소상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54.3점으로 나타났다. 2014년 중기중앙회가 발표한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65.9점)에 비해 11점 이상 하락했다.

사업주 연령이 높을 수록 삶의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미만(59.6점) 사업주의 삶의 만족도에 비해 60세 이상의 만족도(51.8점)는 7점 이상 차이를 보였다.

세부 분야별로는 여가생활 만족도(38.1점)가 가장 낮았고 뒤이어 자기개발·교육(38.8점)과 수입(41.3점) 만족도가 하위를 기록했다. 사회적 관계지표인 가족관계(65.7점) 및 인간관계(62.2점) 만족도는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대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중요한 요소로는 '건강과 안전'(36.4%), '가족관계'(25.5%), '수입'(24.0%) 등이 꼽혔다.

일(직업)의 만족도는 51.6점으로 나타났다. 일 만족도는 2014년 조사 결과(61.5점) 대비 9점 이상 하락했다. 특히 40대 미만(61.0점) 대비 60세 이상의 만족도(48.4점)는 약 13점 낮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일에 대한 만족감이 급감했다.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소상인이 느끼는 사업의 전반적 노동강도는 100점 만점에 65.6점으로 매우 높았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과 자동차·부품판매업에 종사하는 소상인의 노동강도가 각각 70.7점, 68.0점으로 나타났다. 가족기업의 노동강도(67.2점)는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통상본부장은 “최근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해 전 세계적으로 '워라밸(WLB, Work-Life Balance)가 주목받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일·가정 양립 지수는 OECD에서 3번째로 낮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소상인의 일과 삶의 패턴을 분석하고 가장 중요한 워라밸 요소를 파악할 수 있어 근로시간 단축법안 통과 등 정부의 과로사회 개선 정책에 대한 방향 제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