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해외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와 알리바바 같은 유력 IT기업 귀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6일 보도했다.
중국 증권 당국은 이들 기업은 물론 샤오미 같은 비상장 유망 기업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유 투자은행과도 협의를 가졌다는 것이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이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것을 금지하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IT업계 간판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홍콩과 뉴욕 증시에서 각각 기업공개(IPO)를 마친 덕분에 IT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 조치를 벗어날 수 있었다.
텐센트는 지난해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면서 중국 IT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 알리바바 주가도 지난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4600억달러에 이른다.
지난 수년간 이들을 포함해 적지 않은 중국 IT기업은 국내 증시를 외면하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쪽을 속속 택하고 있었다. 회사의 위상이 높아지는 데다 경영권 안정을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증시는 특정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함으로써 일부 주주 지배권을 강화해주는 차등의결권 제도를 일찍이 도입한 바 있다.
중국 증시가 차등의결권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IPO 직전 3년 동안 흑자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 상장을 주저케 하는 요인이었다.
이와 관련해 텐센트와 바이두, 징둥닷컴 등 유력 IT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국 증시 상장에 개방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주목된다.
투자자들은 브랜드 인지도,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중국 IT기업이 국내 증시에서 기업공개를 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