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러시아, 수도와 지방간 임금·생활환경·오염 격차 확대 심각

러시아 천연가스 생산시설.
러시아 천연가스 생산시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지방 도시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뿐 아니라 기업 활동을 우선한 결과로 지방 도시의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러시아 지방도시의 환경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성장과 국민 생활 향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환경오염 문제에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11만명의 시베리아 아친스크시 한 주민은 “여러 개인 공장에서 엄청난 양의 연기를 내뿜고 이 연기 때문에 암이 많다고들 한다”고 호소했다.

이 도시 공장 직원의 월급은 2만5000루블(약 47만 원)로 도시 전체 평균 1만5000루블(약 28만 원)보다 높지만 “공장 때문에 덕 보는 일은 별로 없다. 공장은 공기를 오염시켜 놓고 돈은 모스크바로 가져간다”는 것이 주민들의 평가다.

아친스크시 오염원에는 민간 난방연료도 포함된다. 가스가 아닌 석탄을 난방연료로 쓰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세계 유수의 천연가스 생산국이지만 광역 가스 파이프라인이 연결되지 않은 지역이 많다.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중국과 유럽행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적극적이지만 광역 파이프라인에서 아친스크에 이르는 500㎞ 정도의 가스관 연결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 평균 급여는 모스크바가 7만3000루블인 데 비해 시베리아 알타이 지방과 북캅카스 다게스탄공화국 등은 2만루블 정도로 모스크바의 30%에 불과했다.

반면 식비와 광열비 등을 포함한 표준생활비는 모스크바의 60%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사히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수입을 늘리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