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앞둔 드롭박스 기업가치 평가액이 2014년보다 30%가 더 줄어든 71억달러로 제시됐다고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드롭박스는 주당 16~18달러 가격 범위를 정했으며, 공모를 통해 최대 6억48000만달러를 모을 전망이다. 상장 직전 투자자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 가격을 책정한다.
세계적 금융회사 블랙록이 투자했던 2014년 초 기업가치 평가액 100억달러에서 30% 가량 하락했다.
예상했던 100억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평가액이 나오면서 이른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드롭박스는 온라인 상에서 문서, 사진, 음악 파일들을 무료로 저장하고 공유하는 서비스로 시작, 사용자를 모았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803/1051113_20180313153419_123_0001.jpg)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은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다른 테크업계 유니콘 기업들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롭박스가 테크 스타트업 상장의 바로미터가 된다면, 투자자들은 더 이상 수십억달러 규모 스타트업의 고평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테크업계에서는 사이버보안회사 '지스케일러'가 이번 주 후반 데뷔를 앞뒀고, 음악 스타트업인 스포티파이도 내달 초 상장한다.
온라인 파일 저장회사인 드롭박스는 2007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드류 휴스턴과 아라시 페르도시에 의해 설립됐다. 올해로 창업 11년을 맞았지만,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180개국 5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지만, 이중 1100만명만이 유료 고객이다.
드롭박스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경쟁사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틈바구니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파일동기화, 그룹 협업툴 같은 제품을 비즈니스용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11억달러를 거뒀다. 손실은 절반으로 줄어들어 1억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현금 흐름도 양호해져서 전년 대비 두 배인 3억1500만달러를 기록했다.
드롭박스의 이런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은 2014년 고평가에 비춰 합당한 성과는 아니라고 말한다.
드롭박스의 평가절하는 우버 등 기업가치는 높지만 수익성이 없는 다른 회사가 상장할 때도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로이터 등은 지적했다.
투자자문회사 필즈스톡월드 필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드롭박스는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으며, 매출액은 100억달러의 시장가치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