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는 1967년 6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이래 1998년부터 매년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정보통신기술(ICT)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다. 올해 전시회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는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자동차, 사이버 보안, 로봇, 사물인터넷(IoT), 가전이었다. 올해 공식 슬로건은 '스마트시티의 미래'로, 지난해 '스마트홈'과 '자율주행차'를 제시했을 때보다 자동차 비중이 훨씬 커졌다. 스티브 몰런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로웰 매캐덤 버라이즌 CEO는 2018년 하반기부터 시범 5G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5G가 관심을 받는 것은 차세대 ICT 환경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 정보가 효율 처리되며, 기기와 데이터센터 간 데이터 송수신 속도와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연구기관, 이통 3사, 제조사, 중소기업 등이 참여하는 '5G포럼'을 조직해 5G 비전 및 서비스 연구, 기술 개발, 주파수, 국제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5G는 전송 속도 향상뿐만 아니라 다수 기기 연결, 초저지연, 실시간 서비스 등 세 가지 목표를 비전으로 기술 개발과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4G 대비 약 10배 이상 성능 향상을 기대하며 디지털 혁명의 모든 잠재력을 위한 네트워크 근본 혁신이라고도 불린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자율 주행, 드론 등 다양한 신산업을 기존 산업과 융합이 가능하게 한다. 로봇을 통해서는 원격 진료를 하고, 공장에서는 초정밀 자동화 시스템과 센서 간 상호 동작을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한다.
관심이 집중되는 스마트시티는 교통·환경·주거·시설과 관련된 도시 문제를 해소하고, 도시 기능을 최적화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해외 사례로는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인천 송도가 대표 사례가 된다. '유비쿼터스 도시의 건설 등에 관한 법률(u시티법)'을 개정한 '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스마트시티법)'이 지난해 9월 시행에 들어갔다. 스마트시티는 IoT, 인공지능(AI) 등 첨단 ICT를 통해 도시의 모든 인프라가 연결되는 미래형 첨단 도시다. 정부에서는 '글로벌 실증단지 조성사업'과 '특화형 실증단지 조성계획' 등을 통해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 개발과 통합 플랫폼 구축, 수요자 중심 서비스 발굴, 해외 시장 진출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범부처가 참여하고, LH·한전·수은 등 공기업이 참여하는 '스마트시티 추진단'도 운영하며, 스마트시티 내에서 운용되는 자율주행차 및 스마트 워터그리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복합된 스마트시티 모델도 제시하고 있다. 일례로 단지 내에서는 스마트그리드, 제로에너지 빌딩, 스마트 교통시스템, 자율 주행, 드론 택배 등이 제공된다. ICT를 활용해 도시 생활 속에서 유발되고 있는 교통·환경·주거 문제와 시설 비효율 등을 해결하고,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지능형 교통시스템은 도로의 혼잡 상태나 유효한 파킹 장소 등 주행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전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앞으로 이용이 활성화될 자율 주행 차량에 대한 모니터링과 제어도 한다.
스마트시티는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해 주고, 융·복합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며,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 선진국들도 앞 다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선진국을 따라잡고 성공한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기술 우위에 있는 5G 기술을 토대로 스마트시티 구축에 노력하면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한 연구기관의 “한국이 수 년 전만 해도 스마트시티 선도 국가로 주목 받았지만 최근 선두권에서 멀어지는 추세”라는 지적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성과를 거두려면 관련 기술 개발과 서비스 창출이 급선무다.
최명선 전 KAIST 교수 sun21@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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