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국에 기술 유출 막으려다 수출 막힌다" 美기업 주장 먹혔지만...

중국이 미국의 첨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는 입법안이 미국 IT기업들의 로비에 의해 다소 완화됐지만, 다른 부분은 더 강화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로이터통신은 법안 초안을 확인하고 16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추진하고 있는 이 법안은 중국이 미국의 첨단 기술을 막기 위해 외국인투자심의원회(CFIUS)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두고 있다. 이런 초당적 입법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입법안을 반대했던 것은 중국이 아닌 미국 IT기업들이다. 미국의 IT기업 단체들은 입법안에서 CFIUS 권한이 지나치게 방대해 첨단 기술뿐만 아니라 논란이 여지가 없는 판매 계약 건조차도 위원회 검토를 받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기업들은 세계은행 자료를 근거로 2016년 기준 총 1150억달러에 달하는 수출 둔화 및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로비를 벌이는 기업에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 IBM, 인텔, 퀄컴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라 바뀐 입법안에서는 다른 수출 규정이 적용되는 제품은 CFIUS 검토를 면제한다. 예를 들어 무기 수출 통제법에 이미 다루는 기술이 다시 CFIUS 소관에도 포함되지 않도록 한다.

또 개정안에서는 '중요한 기술' 이전이 포함된 합작 투자에 대해서만 CFIUS의 감독이 이뤄지는 것으로 수정됐다.

법안 초안에서는 CFIUS의 권한 확대를 의미하는 용어로 '중요한 기술 회사'로 가리키는 회사가 판매하는 모든 품목에 대해 감독을 확대했다.

이로 인해 CFIUS가 이미 구식이 된 기술 이전과 관련 작업으로 넘쳐나는 것을 방지했다. 다만 '중요한 기술'에 대한 구체적 정의는 하지 않았다.

미국 정보기술협회(ITIC)의 조쉬 칼머 국제정책 수석 부사장은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흐릿하게나마 실질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개정안은 CFIUS가 소규모 투자 건에도 검토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버전에서는 해외 투자자가 회사의 25%의 주식을 사거나 '의결권'을 행사해야만 CFIUS의 소관에 해당됐다. 새 버전에서는 CFIUS는 외국인 투자자가 회사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는 경우도 들여다볼 수 있다.

CFIUS 전문가인 피터 알파노씨는 “'의결권'에서 '상당한 이익'으로는 큰 변화”라면서 이는 연금처럼 의결권이 없는 투자에도 CFIUS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CFIUS는 오랫동안 소수 지배적 주주의 활동을 우려해왔다”고 밝혔다.

CFIUS 활동은 최근 몇 년 동안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막으면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