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동남아 사업 경쟁사 '그랩'에 넘긴다

세계 1위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가 동남아시아 사업 부문을 경쟁사인 '그랩(Grab)'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더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26일 전했다.

우버, 동남아 사업 경쟁사 '그랩'에 넘긴다

이날 우버와 그랩은 우버의 동남아 사업 전부를 그랩에 넘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버는 동남아 사업을 넘기는 대신 그랩 지분 27.5%를 갖게 될 예정이며,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그랩의 이사회에 합류한다.

코스로우샤히 CEO는 성명을 통해 “제품과 기술에 투자하는 우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우리는 성장 계획을 더 충실히 이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사 합병으로 그랩은 동남아에서 더 큰 시장을 확보하게 됐다. 동남아 시장에서 그랩과 경쟁할만한 회사로는 구글의 자회사 알파벳과 중국 텐센트 등 지원을 받는 '고-젝'이 유일하다.

또 우버와 그랩의 합병으로 양사가 별도로 운영해온 음식 배달 서비스도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됐다. 밍 마 그랩 사장은 “이번 합의는 양사의 독립적인 결정에 따른 것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우버가 지분 교환 형식으로 동남아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2016년 중국 사업을 디디추싱 지분 20%를 받고 매각한 것이나, 러시아 사업을 얀덱스에 37%의 지분을 받고 판 것과 같은 형태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8개 국가 180여개 도시에서 개인 승용차, 오토바이, 택시, 카풀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동남아 최대 운송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그랩은 지난해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25억 달러를 투자받았고, 삼성전자와는 모바일 솔루션 제공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그랩과 우버는 인구 6억4000만 동남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상대적으로 싼 요금정책을 유지해온 그랩이 결국 동남아 차량호출 서비스 업계를 사실상 독점하게 됐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