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 변환 시대를 대비한 균형 발전 SW교육 필요하다

[기고]디지털 변환 시대를 대비한 균형 발전 SW교육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삶을 바꾼다. 주인공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의 성과다. 이 변화를 소프트웨어(SW)가 이끌고 있다. 이를 개발하고 운용할 핵심 기술이 바로 SW 코딩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지구촌 차원의 혁신에서 우리 사회, 우리 산업경제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SW 코딩 능력을 확산·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런 맥락에서 SW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커지고 교육 대상도 다양화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SW 코딩 또는 SW 교육이 필수 과정으로 정착되는 데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그 가운데 하나는 코딩의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대학 과정에서 SW와 무관한 비전공 학생에게도 교육을 시켜야 하는가 하는 반문이다. 현재 학생이 사회에 진출하면 직업 현장에서 일정 수준의 SW 역량을 요구받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경제 개발 및 교류가 이뤄지면서 영어 능력이 세계무대 진출의 필수 조건이 됐다. SW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코딩 능력도 전공 분야, 산업 분야와 무관하게 미래 사회에서 필수 역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전공자에 대한 SW 교육 회의론은 대학이 전공 학문과 특성에 맞게 교육 과정을 개편, 적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필자가 소속된 대학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전공 영역을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예체능 5그룹으로 분류하고 영역별로 학생들이 갖춰야 할 SW 역량을 정의했다. 사전에 기업 및 교육 전문가와 세부 역량을 모색했다. 이에 따라 전공별 특성에 맞도록 스크래치, 블로클리, SAP 피오리, 앱 인벤터, 파이선 등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준다.

또 하나의 목소리는 SW 교육 의무화 정책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 지역별 교육 기회 불균형을 우려한다. 올해부터 중·고등학교, 내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이 SW 교육 의무화 대상이 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를 우려한다. 초·중·고교에서는 SW 교육 인력과 커리큘럼 부재를 호소한다. 사교육비 절감 및 공교육 강화 차원에서 대학 지역 사회에 대한 SW 교육 확산 활동이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SW 관련 전공을 보유한 대부분 대학은 SW 전공 학생, SW 전공 교수 등 대체로 양호한 SW 교육 가능 인력이 있다.

지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한 대학 내 SW 캠프, 찾아가는 SW 특강, SW 전공 대학생의 초·중·고교 SW 동아리 멘토링 등 활동이 초·중·고교 SW 교육 의무화에 따른 걱정을 덜 수 있다. 교육 기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도서벽지 초등학교 교원과 학생을 위한 '찾아가는 SW 코딩 캠프' 확대도 필요하다. SW 교육 확산 활동을 통해 지역 초·중·고교생, 청소년, 경력 단절 여성, 사회 배려 대상자, 지역 주민 등 주요 사회 구성원에게 지능정보사회 일원으로서 각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SW 교육 의무화 과정에서 또 하나 빠뜨리지 말아야 할 중요한 과제가 SW 교육을 궁극으로는 국가 SW 경쟁력 증대로 연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SW 의무화 교육이 중장기로는 SW 알고리즘 개발과 코딩 능력이라는 두 가지 핵심 역량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육성해야 한다.

SW 개발은 프로그램과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일로 구분된다. 프로그램은 C, C++, 자바, 파이선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만든다. 반면에 프로그램 언어가 아닌 중립성 알고리즘 언어를 통해 과업을 수행하도록 짠 것을 알고리즘이라 한다. 알고리즘을 개발하면 이를 기반으로 특정 작업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바꾼다. 이때 작업은 해당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 언어를 배운 사람이면 기계 기능처럼 할 수 있다.

알고리즘 개발이 고도의 창의력과 분석력이 필요한 논리 예술이라면 코딩은 주어진 공식대로 풀어 가는 공학에 가깝다. 건축에 비유하면 알고리즘 개발은 건축 설계, 프로그래밍 언어는 건축 재료, 코딩은 시공, 프로그램은 시공된 건물로 각각 볼 수 있다. 진정한 SW 강대국이 되려면 설계와 시공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 SW 교육 의무화 정책도 궁극으로는 이 같은 SW 균형 발전을 지향할 수 있는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다.

나연묵 단국대 SW융합대학장 ymnah@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