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10배 이상 높은 빛 에너지로 생체 조직 내부를 들여다보는 기술을 개발했다. 빛으로 체내를 손상을 주지 않고 살피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최원식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다중 산란파로 체내에 빛 에너지를 모아 정확한 이미지를 얻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직 안을 들여다보는 것에는 주로 단일 산란파가 쓰인다. 단일 산란파는 표면에서만 산란하는 파동이다. 물체와 단 한 번 닿아 반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물체의 정확한 이미지 정보를 갖는다. 문제는 대상이 매질 깊숙이 위치하면 관찰에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진행과정에서 많은 내부 입자와 부딪히는 '다중 산란' 현상으로 파장이 급격히 감소한다.
연구팀은 산란을 이용하는 역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단일 산란파 대신에 다중 산란파를 이용했다. 매질에서 나오는 반사 신호를 시간별로 구별해 관찰 대상의 정보를 갖는 산란파만 극대화하데 성공했다.
또 실험을 통해 조직 안에 기존보다 10배 이상 높은 에너지를 모아, 목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 기존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던 대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빛을 이용한 다양한 바이오 기술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 빛 에너지를 모아 신경과 같은 체내 특정 부위를 자극해 치료하거나, 몸속에 이식한 장치를 외부에서 광 충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빛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모아 산란매질에 쌓인 것을 보는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