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0.5초 만에 색 변하는 유연 투명 전극 개발

0.5초 만에 색을 변화시키는 그래핀 기반 유연 소자 기술이 개발됐다. 색 변화를 이용한 군용 위장 기술, 다양한 상용 디스플레이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그래핀을 네 개의 층으로 쌓아 이용해 0.5초만에 색이 변하는 유연 전기변색소자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ETRI, 0.5초 만에 색 변하는 유연 투명 전극 개발

전기변색소자는 전기 신호를 이용해 소자의 투과 광량을 조절하는 소자다. 변색을 일으키는 고분자 물질을 더하면 다양한 색을 더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소자 기술은 2013년에 개발한 것의 개선형이다. 이전 소자는 인듐주석산화물(ITO)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ITO 소재는 전기전도성이 떨어져 소자의 전기변색 반응속도가 느리다. 딱딱한 유리를 기판으로 활용, 유연성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ETRI는 얇은 그래핀 박막을 기반 소재로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그래핀은 '꿈의 소재'로 불릴 만큼 전기전도성이 뛰어나다. 소재 자체의 유연성도 높고,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을 활용할 수 있다.

ETRI는 한화테크윈에서 제공받은 그래핀 열전사 필름을 160도 고온처리 전사해 네 개 층으로 적층하는데 성공했다. 그래핀 층 사이에 폴리머 계열의 변색물질을 올려 소자화 했다.

이렇게 개발한 소자는 변색속도를 기존 대비 10배나 빠른 0.5초 이하로 낮출 수 있다. 90% 이상의 빛 투과도, 쉽게 휘어지는 성질도 구현할 수 있다.

관련 논문 1저자인 김주연 박사(사진 왼쪽)와 황치선 그룹장이 그래핀 기반 투과도 가변 소자의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
관련 논문 1저자인 김주연 박사(사진 왼쪽)와 황치선 그룹장이 그래핀 기반 투과도 가변 소자의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

ETRI는 이미 이 기술로 가로 2㎝, 세로 3㎝ 크기의 소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소자 대면적화를 거쳐 각종 웨어러블 기기, 상용 분야에 적용할 방침이다. 실외용 광고, 디스플레이에 적용해 다양한 정보표시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 또 군사 분야에도 활용 가능하다. 군인이나 전차의 위장에 활용해 전시 안전성, 작전 능력을 대폭 높일 수 있다.

김태엽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 프로젝트 리더는 “그래핀을 활용한 전기변색 소자 구현에 성공했다”면서 “군화, 방탄모, 위장복에 적용해 아군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