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IT기업에서 노조설립은 이례적이다. 설립 선언 2~3시간만에 가입자는 300명을 돌파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이하 네이버 노조)는 2일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고 네이버 및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네이버 노조 측은 “네이버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그 변화는 우리로부터 시작될 것이며, 그 출발은 노동조합”이라고 밝혔다.
선언문을 통해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초기의 수평적 조직 문화는 수직 관료적으로 변했고 IT 산업의 핵심인 활발한 소통문화는 사라졌다”면서 “국내 최대 포털업체로 IT산업을 이끌며 최고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작한다는 자부심으로 열정을 다해왔지만 정당한 노동의 가치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사회의 신뢰를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네이버 만들기 △투명한 의사 결정 및 수평적인 조직 문화 만들기 △열정페이라는 이름하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IT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목표로 내걸었다. 노조 슬로건은 '함께 행동해 신뢰받고 공정한 네이버를 만든다'는 뜻의 '공동성명(共動成明)'으로 정했다.
네이버 노조 설립 움직임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실제 설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설립과 관련해 사측 관계자는 “노조 설립은 헌법에서도 명시하는 근로자 기본권으로 회사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직이 잦은 IT업계는 노조가 있는 기업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IT 대기업인 네이버가 선도적으로 노조설립을 이끌었고, 다른 IT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