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기술주들이 페이스북 개인 정보 유출 스캔들 이후 시가총액 420조원이 증발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 구글)주식이 지난달 12일 이후로 시총 기준 약 3970억달러(약 420조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날도 페이스북(-2.75%), 아마존(-5.21%), 애플(-0.66%), 넷플릭스(-5.10%),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2.36%) 모두 하락했다.
페이스북은 영국의 정보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부적절하게 사용자 정보가 넘어가도록 데이터를 부실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의회 출석을 앞두고 있다.
WSJ은 페이스북이 가장 주목받는 회사였기 때문에, 최근 불거진 데이터 문제는 구글이나 아마존같은 다른 IT기업까지 투자자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존을 상대로 미국 우편시스템을 부당 이용하고, 세금을 적게 낸다는 등 연이은 때리기에 나섰다. 혁신기업으로 주목 받았던 테슬라마저 차량 생산 지연에 자금 문제, 차량 폭발 사고로 인한 조사까지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첨단산업을 비롯한 기술의 성장 잠재력에 낙관하면서도 지난해 대표 IT기업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한 것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53%, 애플은 46%,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33%로 증가했다. 2000년 3월에 시작됐던 닷컴 주식 붕괴가 기술주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표 기술주를 중심으로 지난 3주간 악재가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반도체, 생명공학, 전자결제 주식으로까지 주가 하락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인텔도 시련을 맞았다. 주요 거래처인 애플이 2020년부터는 맥 컴퓨터에 인텔 대신에 자체 제작한 칩을 쓸 수 있다는 블룸버그통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6.1% 하락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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