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美 관세폭탄 대상 수입품 목록 발표에 中, 보복예고...무역전쟁 본격화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 관세를 부과할 1300개 대상 품목을 발표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4일 발표한 목록은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들어있는 분야를 주로 겨냥했다.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이 포함됐다. 관세 대상 품목의 규모는 약 500억달러(54조원)에 이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는 핵심 첨단 기술을 지닌 제조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관세 목록은 중국이 우위를 차지하려는 기술을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최근 미 의회에서 “'중국제조 2025'의 10대 핵심 업종이 관세 부과 중점 대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관세 대상 품목 발표는 중국 정부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 상무부는 미 무역대표부(USTR)의 관세부과 품목 발표 1시간 만에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결연히 반대하고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세기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고 보복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앙(CC)TV와 인터뷰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엄정한 교섭을 무시하고, 아무런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관세부과를 발표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이자 무역 보호주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이번에 발표한 명단은 40년간의 중미 무역협력과 상호 공영의 이익, 양국 업계의 요청과 소비자의 이익을 무시한 것”라며 “또 미국의 국가이익과 중국의 국가이익 더 나아가 세계 경제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