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트럼프에 찍힌 아마존, 로비인력 1년새 2배로…"IT기업 중 최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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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워싱턴 정계를 상대로 할 자체 로비스트를 대폭 늘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FT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은 내부 로비스트를 2016년말 14명에서 지난해 말 28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두 배로 늘린 것으로, IT기업으로는 최대 로비스트 조직을 사내에 구축한 셈이다. 고용한 로비스트 인력을 기준으로 하면 구글의 13명은 물론 각각 8명을 두고 있는 페이스북과 애플을 크게 웃돈다.

아마존의 로비팀은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JP모건과 씨티그룹은 각각 11명과 7명의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는 상태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로비 활동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 IT기업이다. 구글이 지난해 지출한 로비 관련 비용은 1800만 달러로 아마존의 600만달러를 능가한다.

하지만 2014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 사이에 비용이 4배나 늘어날 정도로 아마존도 신속하게 증액하는 추세다. 미국 상원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2014년 초에 아마존은 불과 3명의 내부 로비스트를 등록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처럼 아마존이 내부 로비스트 조직을 확충한 것은 다각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사를 겨냥해 독설을 퍼붓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드론과 자율주행차, 항공 화물, 사이버보안, 데이터 프라이버시, 지적재산권 침해, 클라우드 컴퓨팅, 국방부 물자조달, 세금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자체 로비스트를 두고 있다. 모두가 의회의 입법, 행정부의 규제에 민감한 분야들이다.

아마존의 워싱턴 사무실은 수석 로비스트인 브라이언 휴즈먼이 지휘하고 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백악관 대변인을 지내고 현재 아마존의 법인업무 담당 선임 부사장인 제이 카니에게 직보한다.

통상적으로 미국 기업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신축성이 큰 외부 로비스트와 계약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내부 로비스트를 늘리는 것은 이런 관례에 비춰 이례적이다.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가 대량 유출되면서 파문이 가시지 않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심하고 아마존을 공격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IT기업에 대한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소비자 보호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의 로비스트인 크레이그 홀먼은 몇 년 전만 해도 대형 IT기업은 그다지 존재감이 없었지만, 지금은 로비 활동 무대를 지배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