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최근 가동한 허페이 10.5세대 팹과 푸저우 8.5세대 팹에서 수율 저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BOE는 일부 라인 수율 하락을 인정하면서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실제 수율과 생산량 문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BOE가 지난 1분기 가동을 시작한 허페이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과 푸저우 8.5세대 라인에서 수율이 크게 떨어졌다. 10.5세대는 중국 패널사가 처음 도전하는 초대형 라인이어서 초기 수율 하락이 예상됐으나 중국도 상당한 기술 수준을 확보한 8.5세대도 수율이 낮아져 업계 관심이 커졌다.
BOE는 당초 10.5세대 라인을 올 하반기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이를 6개월가량 앞당겨 연초부터 양산하는 강수를 뒀다. 시장에 초대형 65인치와 75인치 TV 수요 성장세가 큰 만큼 이를 적기에 공급하고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석이었다.
그러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10.5세대 라인 수율은 50% 이하에 그쳤다. 1분기에 65인치와 75인치를 소량 시험 생산하고 있으나 수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 생산이 4분기에나 가능하며 상반기 생산량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대부분 패널 제조사가 상당한 기술 수준을 확보한 8.5세대 라인도 품질 문제가 발생해 수율이 70% 이하로 떨어졌다. 수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주력 생산 품목인 43인치와 55인치 외에 비교적 생산 난도가 낮은 32인치 패널 생산을 신규 배치하는 전략을 쓸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현지서 수율 하락 문제가 불거지자 BOE는 이례적으로 서둘러 해명했다.
BOE에 따르면 10.5세대 팹은 지난해 12월부터 양산을 시작했으며 지난달부터 원활히 양산하고 있어 수율이 70%를 넘어섰다. 8.5세대 팹은 빠르게 안정화됐으며 고객사로 양호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OE는 허페이 10.5세대와 푸저우 8.5세대 팹의 월별 생산량과 수율 데이터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수율은 매월 96~97%를 유지했다. 1분기 월 평균 생산량은 약 13만6000장에 달했다.
이에 대해 국내 업계는 10.5세대 팹 수율이 BOE 해명에 비해 녹록지 않다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BOE는 10.5세대 가동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지난해 2분기부터 주요 전공정 장비를 입고했으며 공정 평가를 거치고 있다. 불과 약 5~6개월 만에 양산 수율을 평가한 셈인데 업계 관례상 지나치게 짧은 기간에 양산 수율을 평가한 것이어서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10.5세대 라인의 전공정 장비 일부에서 기술 결함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장비기업 A사가 공급한 화학증착장비(CVD)에서 이물질(파티클)이 발생했는데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정부 자금이 상당히 투입됐고 중국에서 처음 시도한 10.5세대 라인인 만큼 BOE가 제시한 데이터를 그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실제 출하량이 얼마나 되는지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표. BOE가 발표한 허페이 10.5세대와 푸저우 8.5세대 라인 생산 현황 (자료: BOE)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