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다음 달부터 국내외 휴대폰 출고가를 비교 공시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물론 중저가폰과 자급제폰 모두 국내외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일 “국내외 휴대폰 출고가 비교 공시를 5월에 시작한다”면서 “정부 주도로 국내외 휴대폰 가격을 일괄 제공, 비교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건 세계에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이외에 소비자가 선호하는 중저가폰, 자급제폰도 비교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도 전 세계에 유사 사례가 없다고 확인했다.
국내외 휴대폰 출고가 비교 공시는 정부 통신비 인하 대책의 일환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되는 휴대폰 가격 정보를 제공, 대체로 고가라는 지적이 제기된 국내 출시 휴대폰 출고가를 내리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휴대폰 출고가 비교 공시 대상 제조사는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이다. 각국의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가 공지한 출고가를 기준으로 비교한다. SK텔레콤(한국), 버라이즌(미국), 도이치텔레콤(독일)이 판매하는 동일 휴대폰 출고가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국내 수요가 많지 않은 화웨이, 소니, 샤오미, 블랙베리 등 외산 제조사는 비교 공시 대상에서 제외했다. 비교 대상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0개국 안팎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가별로 상이한 부가세도 휴대폰 가격에 포함, 공시할 계획이다. 자급제폰은 삼성디지털프라자, 베스트바이 등의 각국 가전 매장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방통위는 “갤럭시S9을 시작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자급제폰의 국내외 출고가를 지속해서 비교 공시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휴대폰 가격은 매달 업데이트된 출고가를 방송통신 이용자 정보 포털 '와이즈유저'에 한 달에 한 번 게시한다.
이병태 KAIST 교수는 “국내외 휴대폰 출고가가 같더라도 실제 구입 가격은 다를 수 있다”면서 “국가별 이통 유통 구조, 시장 경쟁 상황, 세금 등 변수를 제대로 반영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휴대폰 출고가 비교 공시 제도 개요>>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