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사업자로 올라섰다는 조사가 나왔다. 그러나 화웨이의 진짜 타깃은 1위 삼성전자다. 지금까지 저가폰 중심의 물량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면 이제는 세계 선두 스마트폰 브랜드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고급 제품, 세계 수준의 기술 기업 이미지를 세계 사용자 뇌리에 각인시킬 전략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내놓는 것이다.
화웨이는 상대적으로 삼성전자보다 폴더블폰 출시에 거침없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구현할지, 어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마련해야 할지를 놓고 제품화 여부를 고심해왔다.
기존에 전혀 없는 새로운 콘셉트 제품인 만큼 사용자에게 혁신적 경험을 제공하지 않으면 자칫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주류 제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삼성전자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 높은 신뢰도 때문에 제품 완성도를 기술 한계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이 때문에 매년 폴더블폰 출시 일정이 미뤄지면서 '내년 폰'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이에 비하면 화웨이는 몸놀림이 빨라 보인다. 시제품을 공개한 뒤 세계 시장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보통 국내 기업은 시제품을 대중에 공개하고 몇 개월 뒤에 정식 양산을 하지만 화웨이는 실제 양산보다 시제품 공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 경험, 폴더블폰에 특화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등은 시장 의견을 반영해 추후 개발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연말에 공개할 시제품 완성도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동안 화웨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리즈를 양산했지만 완성도 등에서 여전히 삼성전자나 애플과 맞붙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
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구축한 폴더블폰 공급망은 아직 삼성전자보다 짜임새 있지 못하다”며 “11월 시제품 공개를 목표했지만 한국 기업 기준에서는 시제품이 아닌 프로토타입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용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면 폴더블폰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중요한데 화웨이가 이 부분까지 다 준비했는지 의문”이라며 “첫 공개가 갖는 의미가 크지만 실제 사용자에게 공급되는 시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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