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해양탐사용 수중드론 국산화 안하나 못하나?

[이슈분석]해양탐사용 수중드론 국산화 안하나 못하나?

수중드론은 해양조사 및 관측 역할을 하는 수중 무인이동장비다. 해양 선진국에서는 해양 기상, 해양환경 및 생태 관측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해양탐사용 수중드론은 최근 세계에서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해양정보를 장악하면 해양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중드론을 이용하면 해양정보 실시간 관측 및 분석이 가능해 해양분야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중드론은 적 잠수함을 탐지하고 지형을 정찰하는 군사 전략 수단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지금은 해양정보를 관측·분석해 수산자원을 관리하고, 안전한 레저 활동을 위한 정보 제공하거나 방사능 측정 또는 에너지 탐사에 활용하는 등 쓰임새가 급증하는 추세다.

경북대 해양과학연구소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가 수중드론 가운데 하나인 수중글라이드 운용테스트를 진행한뒤 회수하는 모습.
경북대 해양과학연구소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가 수중드론 가운데 하나인 수중글라이드 운용테스트를 진행한뒤 회수하는 모습.

세계는 지금 해양탐사용 수중드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항공드론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중에서도 패권을 쥐기 위한 기술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수중드론 '비키(BIKI)'를 개발, 크라우드 펀딩에 나선 중국 스타트업은 10시간만에 목표액의 700%를 달성하기도 했다.

수중드론 개발 선두주자는 미국이다. 2005년부터 수상선 및 각종 자율주행무인잠수정(AUV)과 수중글라이더 등 해양관측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기업 플루로보틱스는 수중 100m까지 잠수해 선채 바닥면 결함을 탐지하는 드론을 개발했다.

유럽도 유럽연합 9개국 회원국 19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무인수중이동체를 활용한 해양관측 정보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쓰쿠바대학 스타트업 기업인 앰비언트 인텔리전스 테크놀로지가 6월부터 자체 개발한 수중드론 '트라이포드 파인더'를 공공사업용으로 대여할 계획이다. 댐이나 방파제, 해저케이블 등 다양한 인프라를 관리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해양탐사용 수중드론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해양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한데다 삼면이 바다라 수중드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련분야 규제완화나 투자가 거의 없다. 기술수준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

국방 분야와 수중건설과 같은 건설산업용에 일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전부다. 그렇다고 이런 용도의 수중드론이 국산화 된 적은 없다. 장비와 소재는 전량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서 수입해 사용한다.

경북대 해양과학연구소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 관계자들이 선박안에서 수중드론 이동 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경북대 해양과학연구소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 관계자들이 선박안에서 수중드론 이동 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박종진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교수는 “해양정보를 관측하고 활용하는 곳은 대부분 공공기관임에도 정부나 지자체는 그동안 인식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해양탐사용 수중드론 산업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구소나 민간기업이 수중드론 관련 장비를 해양에서 테스트하려면 항만청으로부터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수중드론 연구자나 업계에서는 수심이 다양하고 탁도가 낮은 동해안에 수중드론 테스트존이나 규제프리존를 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서진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도 해양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수중드론 산업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풀고 지원을 강화해 수중드론을 다양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마련해줘야한다”고 말했다.

경북대 해양과학연구소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 관계자들이 선박안에서 수중드론 이동 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경북대 해양과학연구소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 관계자들이 선박안에서 수중드론 이동 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국산화를 위한 장비 및 소재, SW분야 핵심기술 개발과 투자도 필요하다. 지금은 민간이 주도하고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형태로 수중드론 부품 국산화에 정부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용역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다.

늦었지만 지난달 29일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수중드론 기술개발연구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오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동안 2300억원을 투입해 수중드론 핵심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내용이다.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트리마란의 조해성 대표는 “행사에서 국내 기술로 운용 기술을 확보한 만큼, 한국형 수중드론 개발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수중드론 운용기술은 어느정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북대 해양과학연구소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는 최근 동해해역에서 진행한 수중드론 실해역 시험에서 국내 최장시간-최장거리인 458시간(19일), 440km 운용에 성공했다. 선박충돌확률모형, 수중드론 항법센서 교정장치, 칼만필터 항법알고리증 등 운용기술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박종진 교수는 “우리가 수중드론을 운용하는 기술은 어느정도 학보한 만큼, 앞으로 수중드론 관련 국내 연구소와 지원기관들이 해양정보 수집용 한국형 수중드론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연구를 진행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수중드론 등을 포함한 육해공 무인이동체를 혁신성장 핵심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무인이동체 기술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10년간 55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이와 관련해 산학연 연구자로 구성된 무인이동체 기술로드맵 기획위원회를 구성했다. 정부는 로드맵이 끝나는 2030년쯤에는 우리날 무인이동체 기술 경쟁력이 세계 3위로 올라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수중드론 세계 시장 전망(국토해양부 기획보고서)]

2010년 15억5900만불

2018년 28억3500만불

2020년 32억7500만불(추정)

[무인이동체 세계 시장 규모(틸그룹)]

2013년 150억불

2016년 326억불

2030년 2742억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