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캡쳐 업무 위탁 수수료 문제를 놓고 신한카드와 밴(VAN), 밴대리점 간 진흙탕 싸움을 전자신문이 보도 이후 지난 6일 3자간 수수료 협상 회의가 비공개로 열렸다.
밴사와 밴대리점 업계 대표는 신한카드의 데이터캡처 비용 지급 중단 지침 철회 의견을 전달했지만, 무산됐다.
지난해 하반기 신한카드는 밴사에 위탁해 온 신용카드 전표 매입 업무를 정보화 특화사업 전문기업 케이알시스에 넘겼다. 그 과정에서 밴사에 주는 매입대행비용 약 18원을 3원으로 축소해 1월부터 지급했다. 이에 밴사는 과거 맺었던 무서명거래 협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반발했고, 밴대리점도 단체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 날 신한카드는 종전 18원→3원으로 인하한 비용산정에는 문제가 없다며, 입장을 고수했다.
밴대리점에게 15원 중 약 4원을 양보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15원의 인하 비용을 밴사와 밴대리점이 알아서 고통분담 해달라고 촉구했다.
밴사와 밴대리점은 이번주 긴급 회의를 갖고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다만 신한카드의 이번 일방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단체행동 가능성을 내비쳤다.
밴협회 관계자는 “무서명 거래 도입에 따른 밴대리점 보존 비용 12원을 밴사가 보존해주고 있는데 이 비용 중 상당수가 카드사에서 받는 매입수수료”라며 “이를 3원으로 깎을테니, 밴사는 밴대리점에 그대로 수수료를 보존해주라는 것은 비상식적이다”고 지적했다.
사태는 더 커질 조짐이다. 이번 신한카드의 데이터캡처 수수료 정책이 타 카드사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이 케이알시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삼성카드는 신한카드와 달리 데이터캡처를 포함한 매입대행 수수료를 소폭 인하한 수준에서 지급하고 있다.
밴대리점 연합인 조회기협회 관계자는 “신한카드가 모든 책임을 하위 협력사에 떠넘기는 구조”라며 “카드사 업황 불황에 대한 인식은 함께 하지만 일방적인 수수료 절감은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3일 내부 협의를 거쳐 단체 행동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신한카드의 이번 조치는 7월로 다가온 IC단말기 전환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밴대리점이 IC단말기를 사실상 구매해 가맹점에 보급해야 하는데, 자금 유동성이 악화를 이유로 영업이 힘들다는 주장이다.
한 밴대리점 관계자는 “IC단말기 전환은 밴대리점이 현장에서 가맹점 대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해야 가능한 업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밴대리점도 정부의 IC전환 대책에 동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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