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SK 바이오, 올해 도약 전기 마련

SK 바이오의 고속 성장세가 주춤했다. 막바지 상업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전 직원 정규직화 등 인프라·인력 투자가 확대되면서 성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올해 투자 효과가 본격화 됨에 따라 도약 전기를 마련한다.

SK바이오텍 직원이 의약품 생산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SK바이오텍 제공)
SK바이오텍 직원이 의약품 생산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SK바이오텍 제공)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텍은 작년 매출 1057억원과 영업이익 157억원을 거뒀다. SK바이오팜은 매출 853억원, 영업손실 947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 대표적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영역에서 모두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거나 전년대비 매출이 줄었다.

의약품위탁생산(CMO) 기업인 SK바이오텍은 최근 연평균 30% 고속성장을 이뤘다. 2016년에만 신규 고객사 10여 곳을 확보했다. 작년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16만 리터 생산규모 원료의약품 공장도 준공했다. 2020년까지 1조5000억원 매출 달성을 제시했다.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8% 성장하는데 그쳤다. 작년 초 목표로 했던 30%대 성장에 한참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전년 281억원 대비 44%나 줄어든 157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가 주춤했던 원인은 고부가가치 의약품 생산 지연과 인프라, 인력 투자 때문이다. 고객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지연되면서 생산 물량이 반영되지 못했다.

인력 부분 '통 큰' 투자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상반기 생산분야 도급 인력 123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당시 총 임직원 절반에 해당하는 대규모 인력이다. 세종 공장 준공에 따른 신규 직원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인건비가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SK(주) 관계자는 “미국 법인을 통해 최종 고객에게 판매된 매출까지 포함할 경우 작년 매출은 공시된 금액보다 많은 109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고객사와 FDA 인증이 예상보다 늦어져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시기가 순연됐고, 전 직원 정규직 채용 및 고정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정체됐다”고 말했다.

SK바이오 계열사 매출 현황
SK바이오 계열사 매출 현황

의약품 개발 업체인 SK바이오팜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5% 가량 하락한 853억원이다. 영업 손실은 947억원으로 전년대비 81% 늘었다.

2011년 설립된 SK바이오팜은 판매 중인 의약품이 없다. 현재 미국에서 뇌전증치료제 'YKP3089'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 판매허가를 획득, 내년부터 판매한다. 미국 재즈와 수면장애치료제 신약 'SKL-N05'도 공동 개발 중이다. 현재 FDA 판매 승인을 기다린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그동안 R&D에 주력했기 때문에 현재 매출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올해 하반기 뇌전증 신약이 판매 허가를 받으면 내년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바이오 계열사는 실적부진보다는 투자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가깝다. SK바이오텍은 올해부터 세종 공장에서 고부가가치 의약품 생산을 본격화한다. 올해 약 600억원 매출을 기대한다. 국내 CMO 최초로 인수한 아일랜드 공장도 올해 매출이 합산된다. 아일랜드 공장 연간 매출은 2000억원 대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까지 신약 출시에 합류할 경우 작년 대비 2~3배 매출 신장까지 기대한다.

SK(주) 관계자는 “올해부터 의약품 생산량이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돼 품질관리 차원에서 전직원을 정규직화 하는 등 투자를 강화했다”면서 “인수합병, 공장 증설 등이 202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는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