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5㎓ 대역에서 300㎒가 아닌 280㎒ 폭 공급 방침을 밝히면서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이슈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
당장 100㎒ 폭씩 균등분배가 불가능하게 돼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간 5G 주파수 차이가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특정 이통사 5G 독주를 차단하기 위해 주파수 총량을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전망이다. 이통 3사 5G 주파수 경매 전략의 대대적 수정이 예상된다.
◇300㎒에서 280㎒로, 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5㎓ 대역 경매 공급량을 280㎒ 폭으로 줄이는 건 3.4㎓와 하부에 인접한 공공 대역 간 간섭 때문이다.
주파수간 간섭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대역에서나 존재한다. 3.5㎓ 대역 간섭 이슈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와 '문제 없다'를 두고 전문기관, 전파 전문가, 이통사 의견이 분분했다.
주파수 공급량이 줄면 공급자인 정부나 수급자인 이통사 모두 좋을 게 없다. 그럼에도 당초 계획보다 20㎒폭을 줄인 건 만일의 사태의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주파수 할당 이후 특정 대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5G 서비스 지연 등 후폭풍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간섭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 이통사가 간섭 방지책 마련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 주파수 양이 줄면 다른 이통사와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이보다 간섭 이슈 해결이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고 과기정통부도 이 같은 의견을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주파수 총량 최대 이슈로
280㎒ 폭은 이동통신 3사가 균등하게 가질 수 없다. 경매 이후 이통사별 3.5㎓ 대역 5G 주파수 확보량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 간 경쟁을 위해 특정 이통사 주파수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 이통사가 확보할 수 있는 주파수 총량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주파수 경매에서 '총량 제한'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총 280㎒폭 중 특정 이통사가 확보한 최대치를 95~120㎒ 폭 등을 상한선으로 설정할 수 있다.
최대 95㎒ 폭으로 총량을 제한하면 2개 이통사는 95㎒폭씩, 1개 이통사는 90㎒ 폭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블록당 주파수 양도 5㎒ 폭으로 56개를 경매에 내놔야 한다.
최대 100㎒ 폭일 경우, 2개 이통사는 100㎒ 폭을 확보하고 나머지 이통사는 80㎒ 폭 확보가능하다. 한 이통사가 100㎒ 폭, 나머지 2개 이통사가 90㎒폭씩을 가져갈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총량 상한이 높고 블록당 크기가 클수록 이통사 간 확보 주파수 양에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이다. 반대로 총량 상한이 95~100㎒ 폭으로 낮고 블록당 크기가 작아질수록 이통사별 주파수 확보 양 차이는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블록당 크기가 작아지면 정부가 총량 상한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은 높아진다.
◇이통사, 최대 주파수 확보에 사활
6월 예정된 5G 주파수 경매가 언제일지 불확실한 만큼 이통 3사는 경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많은 주파수 확보를 원했던 SK텔레콤이나 비차등 분배를 원했던 KT와 LG유플러스 모두 이통사별 주파수 총량 제한 여부, 그리고 총량 상한이 얼마일 지에 초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3사 간 주파수 양 차이를 최소화하는데 전략을 집중할 전망이다. 반면에 SK텔레콤은 총량제가 도입될 경우, 목표로 했던 주파수 양(100+α)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국은 3.4㎓ 대역 5G 주파수 경매에서 '주파수 보유 총량제'를 적용했지만 경매 대역이 아니라 사업자당 전체 보유 주파수 총량을 제한했다. 결국 4개 사업자가 각각 50·40·40·20㎒ 폭을 나눠 가져갔다.
이처럼 직접적 총량 제한이 아니더라도 시장 자율에 의해 필요한 만큼 주파수가 분배될 것이라고 SK텔레콤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5G) 출발점인 만큼 최대한 균등하게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 총량 제한이 적용되고 제한 상한도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통사는 각사 입장을 정리해 과기정통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표〉3.5㎓ 280㎒ 폭 경매 시 총량 제한별 시나리오(단위:㎒)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