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가 10년째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2008년과 2018년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을 집계해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 수가 4개로 변함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 전체 시가총액은 2008년 26조627억 달러에서 2018년 40조 9030억 달러로 56.9% 증가했다.
금액기준 상위 5개국인 미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3.8%에서 75.2%로 11.4%p 늘어나며 상위국 쏠림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중국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 기업 시총은 2008년 8조7439억 달러에서 2018년 19조6709억 달러로, 중국 기업 시총은 2조8999억 달러에서 5조5731억 달러로 각각 늘었다. 기업 수 또한 10년 전보다 미국은 41개(145개→186개), 중국은 20개(43개→63개)가 증가했다.
새로 순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 175개 중 미국기업은 71개, 중국기업은 32개였다. 이 중 텐센트(중국, 5위), 페이스북(미국, 6위), 알리바바(중국, 8위)는 2018년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위 내에 위치했다.
산업별로 보면 2008년과 2018년 모두 비중 1위를 기록한 금융 산업을 제외하고는 변화가 컸다. 시가총액 상위 2~4위 산업은 2008년 에너지, 소재, 산업재에서 2018년 IT, 경기소비재, 헬스케어 순으로 변화했다. 특히 IT 산업은 시가총액이 4배 이상 증가하며 금융 산업과 시가총액 격차를 크게 줄였다.
2018년 시가총액 상위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내 가장 많은 산업 역시 2008년 에너지(4개)에서 2018년 IT(6개)로 변화했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적응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성공한 기업들이 세계 상위권으로 올라섰음을 보여준다.
한국기업 시가총액은 2008년 1481억 달러에서 2018년 4473억 달러로 3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분석기간 동안 순위에 계속 포함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08년 775억 달러에서 2018년 3198억 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한국 포함기업 수는 그대로였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기업 수는 2008년 4개에서 2011년과 2012년 8개를 기록했으나 2013년 5개, 2017년에 3개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8년에는 셀트리온이 신규 진입하며 4개로 증가했으나 2008년과 같은 숫자다. 한국기업이 속한 산업은 IT, 소재, 금융, 유틸리티에서 IT, 헬스케어, 경기소비재로 변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기업 글로벌 시가총액이 전체 평균 이상으로 증가했고, 순위권 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한국기업이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 속한 한국기업
자료 : S&P Capital IQ, 해당연도 3월 15일 기준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