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R&D(연구개발) 비용을 자산으로 회계 처리하는 것이 관행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과도하게 계산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을 문제 삼는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제약·바이오 기업 회계 처리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비를 과도하게 자산으로 인식해 이익을 부풀렸는지 초점을 맞춘다. 약 190개 기업 대상 회계 감리에 들어갔다. 감리대상 선정 10곳 기업 중에는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연구비 회계 처리는 각각 다르다. 차바이오그룹 계열사 차바이오텍은 R&D비용 74억6000만원 중 53억원(71%)을 자산으로 잡았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R&D 비용 가운데 일부를 비용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때문에 지난달 22일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통보받았다.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으로 셀트리온은 연구개발비 2270억원 중 1688억원(74.4%)을 무형자산으로 반영했다. 도이치뱅크는 셀트리온이 다국적 제약사들처럼 R&D 비용 80%를 비용으로 인식하면 영업이익률이 30% 중반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라젠은 연구개발비 전액인 332억원을 비용으로 털어냈다. 신라젠은 다른 바이오 기업과 다르게 보수적 회계방식을 택하면서 실질적 회사 가치 제고에 힘쓴다는 입장이다.
최근 제넥신도 연구개발비 349억원 전액을 판관비로 회계 처리했다. 회계 수정을 거쳐 2016년과 지난해 연구개발비 100%를 비용 처리했다. 개발비 무형자산이 모두 판관비(비용) 항목에 잡히면서 해당 연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적자폭은 크게 늘었다. 2016년 201억원 역시 모두 비용으로 계상됐다. 2년 누계 R&D 투자액 550억원이 판관비로 구분했다.
제넥신은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개발비 무형자산 비중이 높기로 손꼽힌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연구개발비 219억원 중 189억원이 무형자산 처리됐다. 당시 제넥신(86.3%)보다 개발비 자산화 비중이 높은 곳은 코미팜(98%), 바이로메드(96.5%) 등에 불과했다. 제넥신 '개발비 무형자산 제로' 현상은 금감원발 회계 감리 선언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