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전기 요금 오를 때 통신비 내렸다...2015년 대비 유일하게 하락

수도·전기 요금 오를 때 통신비 내렸다...2015년 대비 유일하게 하락

3년간 소비자 물가가 치솟은 가운데 통신비만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정부 공식 통계에서 나타났다. 원가 수준에 제공하는 수도나 전기보다 상승률이 낮아 이른바 '통신원가' 논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은행 소비자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통신은 올 1분기 물가상승률이 2015년보다 0.1% 하락하며 주요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대표 품목을 선정하고 품목별 가중치를 조정해 소비자물가지수를 내놓고 있다. 이번 통계는 2015년을 100으로 놓고 상승률을 계산한 것이다.

식료품이 7.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음식서비스(6.9%), 가정용품·가사서비스(4.7%), 교육(3.7%), 교통(3.1%), 주류·담배(2.5%), 오락·문화(1.8%), 주택·수도·전기·연료(1.6%)가 뒤를 이었다.

통신비는 공기업이 운영하는 수도·전기요금보다 물가상승률이 낮았다. 원가에 가까운 요금으로 제공하는 공공요금보다 통신비 상승률이 낮게 나옴으로써 '통신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논리는 설자리를 잃게 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공식 통계라는 점에서 신뢰성이 높다.

2015년 이후 3년간 통신 물가가 하락한 건 정부의 강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과 이동통신사의 요금 인하 노력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시행함으로써 이동통신시장 전반에 '저비용 고효율'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고가요금제에 고액의 장려금(리베이트)을 지급하는 관행을 없애고 합리적 판매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듬해 5월엔 이통3사가 일제히 데이터중심요금제를 도입해 요금 부담을 더는 데 한몫했다.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함으로써 통화량 많은 이용자에게 큰 도움이 됐다.

통신비 인하에 기여를 한 것은 선택약정 요금할인이다. 이용률이 저조했던 선택약정은 2015년 4월 할인율을 12%에서 20%로 상향한 이후 가입자가 급증했다. 지난해 9월 할인율을 25%로 재차 올린 이후에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전체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을 정도다.

알뜰폰 기여도 컸다. 알뜰폰은 가입자 759만여명으로 시장 점유율이 12%에 달한다.

통신사 관계자는 “다른 소비자 물가가 폭등할 때 통신비만 유일하게 하락했다”면서 “최근 시행한 요금인하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통신비는 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품목 물가상승률(2015년 대비 올해 1분기)

수도·전기 요금 오를 때 통신비 내렸다...2015년 대비 유일하게 하락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