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말레이시아 경찰이 범죄수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관들은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갖춘 카메라가 부착된 옷을 입고, 카메라로 촬영된 용의자 영상과 경찰청에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실시간으로 비교함으로써 범죄 혐의자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특수 수사대 책임자는 “AI 기술을 안보와 안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면서 “앞으로 옷에 AI 카메라를 착용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범죄 혐의자 명단에 오른 사람이 카메라에 잡히면 즉시 경보가 울리도록 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수카메라는 중국의 AI 스타트업 이투커지가 만들었다. 이투커지는 상탕커지(센스타임), 쾅스커지(메그비)와 더불어 AI 분야 세계 3대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미국의 리서치회사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총 152억달러(약 16조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48%가 중국의 스타트업이 차지했다.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투자 비중은 38%로 중국에 미치지 못했다.
2012년 상하이에서 설립된 이투커지는 작년 5월 힐하우스캐피탈그룹으로부터 5500만달러(약 587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AI 얼굴인식 기술이 중국의 국가정보망에 저장된 14억 명의 얼굴사진을 토대로 특정인을 3초 이내에 가려낼 수 있다고 자랑한다.
공동창업자인 린천시는 작년 11월 한 인터뷰에서 공안당국이 주요 고객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얼굴인식 기술은 중국 내 공안과 감시 분야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은행들은 자동입출금기(ATM) 거래에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출·입경 당국도 밀수용의자나 범죄 용의자를 가려내기 위해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상하이 교통당국은 이투커지의 AI시스템을 활용해 초기 3개월 동안 567명의 범법자를 색출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투커지는 해외로 고객층을 넓혀 나가려 하고 있다. 이투는 지난 1월 싱가포르에 첫 해외 사무소를 개설했는데, 이 사무소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리서치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세계 얼굴인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3억달러였으며, 오는 2021년에는 65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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