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3억명 의료정보 확보, 의료·바이오 글로벌 도약 전기 마련

우리나라가 유럽인 3억명의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 규모가 작은 국내 의료 빅데이터 한계를 극복해 의료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케어 등 산업을 활성화한다. 새롭게 떠오르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한다.

연세의료원 관계자가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확인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연세의료원 관계자가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확인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22일 기관에 따르면 세계 의료정보 활용 컨소시엄 '오딧세이' 한국지부와 유럽지부는 최근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의료 정보를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오딧세이는 세계 각국 병원이 보유한 의료 정보를 공통데이터모델(CDM)로 전환, 연구자에게 공유하는 컨소시엄이다. 병원·기관과 구글·IBM 등 글로벌 IT 기업 등 100여개가 참여한다.

참여기관은 보유 데이터를 CDM으로 표준화한다. 연구자가 원하는 정보를 요청하면 분석 결과 값만 제공한다. 원본 정보가 아닌 비식별한 가공 의료 정보를 공유해 개인정보는 보호한다.

오딧세이 한국지부는 유럽지부와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한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결과물을 2020년부터 공유한다. 우리나라는 5500만명, 유럽은 3억명 규모 의료 데이터를 보유한다. 의료 데이터 교류 단일 규모로는 최대다. 확보가 어렵던 유럽인 의료 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럽연합(EU)은 오딧세이 유럽지부와 5년 동안 300억원을 투입해 '에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200개 의료기관 12개 제약사가 참여해 유럽인 3억명 의료 정보를 CDM으로 전환한다. 의료데이터 3억명은 오딧세이 글로벌이 확보한 전체 데이터 5분의 1이다.

우리나라도 대규모 CDM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주대병원 컨소시엄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3년 동안 3만2600병상 규모 5500만명 환자 정보를 CDM으로 전환한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유럽과 교류 체계를 갖춘다.

박래웅 오딧세이 한국지부 대표(아주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 CDM 전환 속도와 품질, 활용도는 유럽을 포함해 세계가 주목하는 수준”이라면서 “오딧세이 유럽도 우리나라 우수한 활용 사례에 관심을 갖고 데이터 교류 체계 확립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등 데이터 기반 의료·바이오 산업이 활성화 된다. 의료 빅데이터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효과 검증에 핵심이다. AI를 활용한 질병 예측과 예방,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도 가능하다. 대규모 고품질 데이터 확보가 큰 과제였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작은 의료 데이터 규모로 활용에 제한이 많았다. 신뢰성·유효성 확보도 어려웠다. 유럽인 3억명 의료 정보 활용은 의료·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기폭제다. 기업에는 해외 시장 진출 발판이 된다.

박 대표는 “병원이 보유한 최신 의료 정보를 CDM으로 전환한 것이어서 우리나라가 활용할 가치가 높다”면서 “개인 정보 문제를 해결한 상태에서 유럽인 의료 정보를 확보해 의료·바이오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