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공지능 '파파고(Papago)'가 번역 품질을 한 단계 올렸다. '사과'나 '밤'처럼 의미가 두 개 이상인 단어도 구분해 낸다. 네이버는 올해 안에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번역 앱을 출시하면서 대중화에 나선다.
네이버는 27일부터 인공신경망 기계번역(NMT) 기술을 적용해 웹사이트 번역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파파고는 기사나 블로그처럼 글이 많은 페이지를 통째로 번역한다. 기존 통계 기반 번역에 비해 품질이 약 2배 개선됐다. 경쟁사 번역기보다 한글 번역 품질이 우수하다. 한글 중심으로 번역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김준석 파파고 리더는 “NMT 웹사이트 번역을 위한 기술 및 장비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기사나 블로그 등 콘텐츠 형태의 외국어 웹사이트를 번역할 때 유용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현재 10개인 지원 언어를 연말까지 러시아, 독일어, 이탈리아어, 아랍어를 추가해서 14개로 늘린다. 러시아어는 6월에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이전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자리 잡은 라인 서비스 강화를 위해 일본어 번역 품질도 개선한다. 일본어를 중심으로 한 한국어, 영어, 중국어 번역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번역기 브랜드는 파파고로 통합된다. 기존 사전 번역기 등은 없어지고 파파고에 흡수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게 기존 번역기 기능은 그대로 가져올 것이라고 네이버 측은 설명했다.
웹사이트 번역은 파파고 PC 홈페이지 번역 코너에서 이용할 수 있다. 번역하려는 사이트 주소를 입력하고 언어쌍을 선택하면 된다. 네이버는 해당 기능을 파파고 앱, 웹브라우저 웨일 등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웹페이지 번역 때마다 해당 사이트 주소를 복사해서 갖다 붙여야 한다.
네이버는 파파고가 주로 해외에서 쓰이는 점을 감안해 오프라인용으로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네이버랩스에서 만드는 다양한 기기에 적용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선보일 이어폰 모양의 번역기 '마스(Mars)'에도 파파고를 탑재한다. 마스는 착용자 음성을 인식, 즉시 번역해서 반대편 착용자에게 전달해 준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파파고 서버를 거쳐 번역하는 방식이다.
신중휘 네이버 리더는 “네트워크나 로밍 문제로 통신이 불가한 해외 지역에서도 번역 가능한 검색 엔진을 올해 안에 개발할 것”이라면서 “스마트폰에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작고 가벼운 엔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 리더는 “번역기는 무엇보다 품질이 중요하다”면서 “글자를 인식하는 OCR 엔진 성능도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