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가전기업 중 1분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에서 독보적 1위에 올랐다. 영업이익률 11.2%는 주요 가전기업 중 유일한 두 자리 수다.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 경쟁사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거둔 성과라 더욱 돋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4조9239억원, 영업이익 5531억원, 영업이익률 11.2%를 기록,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에서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를 큰 격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3% 늘었고, 영업이익은 417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 5531억원은 H&A 사업본부 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고 기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처음 글로벌 가전기업 중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1위에 오른 이후 올해 1분기에는 격차를 더욱 벌렸다. LG전자는 이익이 지난해보다 향상된 반면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는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월풀은 1분기 매출 49억1100만달러(한화 5조2695억원), 영업이익 1억4300만달러(한화 1534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1억2100만달러나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46%에 달했다. 영업이익률도 2.9%에 그쳤다.
월풀은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률이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면서, 해외 시장에서 이익이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에 세탁기 세이프가드 청원을 내면서 정부 정책에 기대 경쟁력을 유지하려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일렉트로룩스 역시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1분기 매출 279억600만크로나(한화 3조4397억원), 영업이익 7억6400만크로나(한화 942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 4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7%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부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아 직접 비교가 어렵다. TV 사업과 합친 소비자가전(CE) 부문 실적으로 간접 비교하면, 1분기 영업이익 2800억원, 영업이익률 2.9%로 LG전자와 격차가 크다. LG전자는 TV와 가전사업을 합치면 1분기 영업이익 1조1304억원, 영업이익률 12.5%다.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초프리미엄가전 'LG시그니처'를 필두로 트윈워시, 건조기,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등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자리매김했다. 스타일러처럼 기존에 없던 가전으로 수익성을 높였고, 홈 뷰티기기 '프라엘' 등 신제품도 실적에 기여했다.
고정우 NH투자 연구원은 “프리미엄 전략을 꾸준히 고수해 온 가전과 TV 부문에서 혼합평균판매단가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스타일러와 홈 뷰티기기 등 가격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가전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지배력 강화는 성장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글로벌 주요 가전기업 1분기 실적 현황(단위:억원)
자료:각사 종합
※ 글로벌 주요 가전기업 영업이익률 추이(단위:%)
자료:각사 종합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