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2대 주력산업 중 소프트웨어(SW)와 바이오헬스가 산업기술 인력이 가장 부족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영역에서 인력부족이 심화되면서 경쟁력 저하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행한 '우리나라 산업기술인력 수급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SW와 바이오헬스 분야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은 각 4%, 3.5%다. 12대 주력산업 중 부족률 1, 2위를 기록했다.
산업기술인력은 고졸 이상 학력자로 사업체에서 연구개발, 기술직, 생산 및 정보통신 업무 관련 관리자, 기업임원으로 근무하는 인력을 뜻한다. 산업기술인력과 부족인원을 더한 뒤 사업체 총 근로자를 나눠 영역별 부족률을 계산한다.
SW 부문 총 종사자는 25만3118명이다. 이중 산업기술 인력은 전체 51.5%를 차지한 13만265명이다. 반면 부족인원은 5410명으로, 부족률은 4%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 부문은 총 종사자 수 8만7293명, 산업기술 인력은 2만8426명으로 전체 32.6%를 차지했다. 부족인원은 1023명(3.5%)이다.
SW와 바이오헬스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은 12대 주력산업 평균(2.4%)은 물론 디스플레이(0.5%), 자동차(1.9%), 철강(1.7%), 기계(2.7%) 부문과 비교해 최대 8배나 높다.
산업 성장에 따른 인력 부족 현상이 원인이다. 기계, 철강, 조선 등 전통적인 제조업은 성장률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상당수 자동화까지 전환되면서 산업기술인력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다.
SW와 바이오헬스는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16년 기준 국내 SW 시장 규모는 4조450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을 돌파했다. 연매출 300억원 이상인 국내 SW기업도 2012년 114곳에서 2016년 220곳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 규모는 8조8775억원이다. 바이오의료기기(266.8%), 바이오서비스산업(134.9%) 등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산업규모를 늘린다. 바이오 영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 의약품도 2011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 성장 중이다.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R&D, 유지보수, 해외진출 등에 필요한 기술인력 수요가 커진다.
시장 성장세와 달리 적정 인력 수급은 어렵다. SW 개발자 처우 등을 이유로 게임 등을 제외하고 진로를 기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바이오는 신약개발이 본격화되면서 R&D, 생산 인력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두 영역 간 융합되는 영역에 인력 부족은 더 심각하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이 '융합'으로 대변되는 가운데 바이오헬스 IT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부원장은 “디지털헬스케어부터 병원정보시스템까지 의료와 IT가 융합되는 영역에 비즈니스가 활발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성장하는 게 가장 큰 제약이 사람”이라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로 나가거나 신사업을 위한 R&D 확대를 추진하지만, 전문 인력이 없다보니 가파른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