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이후 포털에 대한 정치권 압박이 거세다. 포털 규제법안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발의된 관련 법안만 7개다.
핵심은 아웃링크(Outlink) 의무화다. 모든 기사는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서 소비가 이뤄지도록 법으로 강제하겠다는 의도다.
신상진·송석준·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잇따라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 모두 아웃링크 의무화를 담고 있다. 야3당이 이미 포털규제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한데다 일부 여당 인사도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네이버가 9일 댓글 조작을 막는 개선안을 내놨기 때문에 입법 여부는 미지수다. 게다가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적 이익을 법으로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네이버 특검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5월 임시 국회가 불투명해진데다 산적한 민생법안과 추경 때문에 뒤로 밀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네이버 특검 도입 조건으로 △청년 일자리 지원 등을 위한 추경안과 특검 24일 동시 처리 △4·27 남북정상회담 지지 결의안 의결 △미세먼지 특별법 등 7대 민생법안 처리 등을 내걸기도 했다.
언론사에서도 아웃링크 도입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자체 트래픽 유입이 적은 언론사에서는 네이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콘텐츠 수준이나 시의성, 속보 등 요건만 갖추면 주요 언론사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인링크(Inlink) 방식으로 기사를 제공하는 콘텐츠 제휴 언론사 124곳에 아웃링크 전환 여부를 물은 결과, 구체적인 찬반 수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언론사 간 온도 차가 크다고 알려졌다.
성동규 중앙대학교 교수는 “일부 신문은 경제나 일자리, 중국 등 네이버와 콘텐츠 협력 중이고, 대다수 인터넷 매체는 콘텐츠 제휴(인링크)에 따른 네이버 재정 의존도가 큰 편”이라면서 “표면적으로는 언론사마다 아웃링크 도입을 주장하는 듯 하지만 개별적으로 물어볼 때도 아웃링크를 선호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뉴스 소비 행태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검색·뉴스 수집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77%에 달했다. 세계 평균 30%보다도 2배 이상 높다. 이마저도 대부분 모바일에서 이뤄진다.
인링크 방식은 로딩 시간이 짧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유사하다. 야후뉴스나 바이두뉴스도 모바일에서는 100% 인링크를 채택했다. 모든 언론사가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돼 있지 않아서다.
인링크로 제공하던 모바일 화면을 아웃링크로 바꾸기도 만만치 않다. 아웃링크로 전환된 이후 기사 배열에 따른 언론사 간 신경전도 더 치열해질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웃링크로 인한 지연문제나 뉴스배열에서 검색 주체인 포털이 자유롭기는 어렵다”면서 “인링크 방식을 더 보완하고 개선해나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최근 발의된 아웃링크 의무화 법안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