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기부상 기술을 이용해 완전 비접촉식 저진동·고정밀 롤러를 개발했다. 인쇄전자나 마이크로 LED를 비롯한 첨단 분야 대량생산을 돕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박철훈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사팀이 연구소기업인 마그네타와 함께 자기베어링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롤러'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롤러는 각종 산업 분야에 쓰는 회전 원통체 장비다. 물품 이송이나 섬유·제지·인쇄 분야, 첨단 생산 분야에 활용한다.
롤러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진동을 줄여 공정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첨단 생산 분야 롤러 활용이 확대되면서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볼베어링으로 롤러를 지지해 진동을 줄이기 어려웠다.
스마트 롤러는 자기베어링에서 나오는 자기력으로 회전축을 지지하는 방법을 썼다. 또 롤러와 모터를 일체화 해 완전 비접촉 상태를 구현했다.
스마트 롤러는 진동이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덕분에 정밀도를 기존 20~40마이크로미터(㎛)에서 2㎛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접촉 부분이 없어 마모, 분진 발생 위험도 극히 적다.
스마트 롤러는 제어 측면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자기력 정밀 제어로 대상물을 원하는 형태로 정렬하고 정확한 힘을 가한다. 기존 볼베어링 방식에 필요하던 부가장치 없이도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인쇄전자 장비, 롤 전사를 이용한 마이크로 LED 장비에 스마트 롤러를 적용할 계획이다. 자기베어링 적용 분야도 넓힌다.
박철훈 박사는 “자기베어링은 그 자체로 힘·변위·진동을 측정하는 센서이자 구동기가 된다”면서 “다른 회전기계에도 자기베어링을 적용해 스마트 기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