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그래핀을 볼록한 반구 형태로 만들어 높은 화학 반응성을 부여하는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로드니 루오프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UNIST 특훈교수)이 이끄는 연구팀이 기존 평면 그래핀보다 화학 반응성을 높인 '엠보싱 그래핀'을 만들었다고 10일 밝혔다.
그래핀은 기존 평면 격자 구조를 변형해 새로운 탄소원자 반응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물질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재가 손상될 우려가 커 관련 연구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열을 가해 그래핀을 볼록한 모양으로 만드는 방법을 고안했다. 불순물 분자가 흡착된 기판 위에 그래핀을 올린 후 가열해 기화된 불수물이 그래핀 변형을 이끌어내게 했다.
엠보싱 그래핀은 기존 물질보다 훨씬 화학 반응성이 높다. 탄소 원자 사이 거리가 멀고 결합력도 약하기 때문이다. 외부 요소에 쉽게 반응하는 성질을 가진다.
연구팀은 '라만 분광법'으로 엠보싱 그래핀의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열이 확산되는 속도를 측정해 높은 열전도성을 확인했다.
엠보싱 그래핀 온도를 제어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엠보싱 그래핀에 레이저 빛을 쪼이면 입사광·반사광이 겹쳐 '정상파(한정 공간에서 진동하는 파동)'가 형성되는데, 이것이 그래핀 중심과 가장자리에 달리 형성되는 것을 이용했다. 중심에는 최대 정상파가 형성돼 온도도 높은 반면에 가장자리로 갈수로 정상파 형성이 어려워 온도가 낮아진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엠보싱 그래핀의 온도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
엠보싱 그래핀으로 내부에서만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초소형 반응기를 제작하거나, 온도차를 이용해 특정 부위만 파열시킨 뒤 특정 분자만 걸러내는 분자체를 만들 수 있다.
루오프 단장은 “엠보싱 그래핀은 온도를 선택 조절할 수 있다”며 “물리 성질을 더 이해한다면다양한 응용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