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국회 통과는 미지수...갑론을박 불가피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의결 결과에 따라 보편요금제의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국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모든 정당이 통신비 인하를 한 목소리로 외치지만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는 비판 때문에 선뜻 정부 손을 들어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별 입장은 물론 당내에서도 의견이 충돌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론 차원에선 이견이 없다. 보편요금제는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담당하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제시한 방안 중 하나다. 대통령 공약 이행 차원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보편요금제 즉각 도입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요금 인하 필요성엔 동의하지만 시장 개입에 따른 부작용을 근거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대안으로 '단말기 완전 자급제' 시행을 주장한다. 완전자급제 도입을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제조사 간 출고가 경쟁, 통신사 간 요금과 서비스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평화당·정의당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은 정당별 입장에 차이가 있다. 민평당은 충분한 논의를 전제로 한 '유보' 입장이다. 정의당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추혜선 의원이 성명 등을 통해 보편요금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다.

민평당 의원실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 필요성엔 동의하지만 정부의 요금제 규제는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부작용까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정의당과도 이런 부분을 놓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일정도 변수다. 하반기 국회 원구성에 따라 상임위 의원 상당수가 새 얼굴로 교체된다. 보편요금제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하반기 원구성을 마치고 법안 처리에 나선다 해도 9월은 지나야 할 것”이라면서 “정당별 입장이 갈리는데다 상임위 구성마저 달라지기 때문에 법안이 상당 기간 계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