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TE가 미국 정부 제재 조치 이후 국내 스마트폰 사업에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를 통해 출시하려던 신형 스마트폰 개발은 물론, 향후 모바일 사업 계획 수립에도 진통을 겪고 있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15일 “ZTE가 모바일 관련 사업을 일시 중지하고 회사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향후 계획을 전달하기로 했다”면서 “현재 상황으로는 ZTE 사업 정상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통사는 1분기 ZTE에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신형 스마트폰 개발·공급을 요청했다. ZTE 브랜드를 드러내지 않고 새로운 제품명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양측은 2분기 출시를 목표로 단말기 주요 인증 절차도 거의 마무리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미국 상무부가 ZTE에 제재를 선언한 이후 국내 모바일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향후 스마트폰 사업 협력 계획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통사 임원은 “ZTE 중국 본사에서 한국 지사에 고객사와 당분간 사업 계획과 관련해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ZTE가 퀄컴·인텔 부품을 수급하지 못하는 등 위기에 처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이어가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앞서 ZTE는 2016년 3월 이후 국내 정보기술(IT) 업체에 △블레이드L5 플러스(SK텔링크) △라인프렌즈폰(KT) △쥬니버토키(LG유플러스) △알파원(다산네트웍스) 4종 스마트폰을 ODM 방식으로 공급했다. ZTE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지만, 활발한 사업을 유지했다.
ZTE코리아는 미국 제재 완화 움직임이 감지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사업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
ZTE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미국 제재 이후)회사 상황이 안 좋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ZTE는 무엇보다 협력을 우선시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더 안정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ZTE 제재 완화를 주문한 것과 관련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ZTE가 2016년 3월 이후 국내 IT업체에 ODM 방식으로 공급한 스마트폰.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