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이 암호화폐공개(ICO)도 거치지 않은 코인을 상장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다수 암포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자격요건도 갖추지 않은 내수용 코인을 대형 거래소가 지위를 이용해 돈벌이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막대한 상장 차익을 노린 '작전 코인'이라는 비판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중간 유통 매개자 없이 창작자와 소비자간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개발된 디지털 콘텐츠 유통 서비스 플랫폼 '팝체인'을 17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팝체인은 해외 대형거래소 등에 ICO가 되지 않은 암호화폐다. 가치를 비교할 수도 없고, 상장한 거래소가 찍어낸 물량을 시장에 판매하는 구조다.
백서를 공개했지만 개발 과정이나 향후 활용 계획도 추상적이다. 심지어 코인 분배를 어떻게 할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 빗썸 사용자에게만 판매한다. 해외 등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ICO도 거치지 않은 암호화폐를 상장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일정 요건을 충족한 암호화폐를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로 상장이다. 전문가로 구성된 암호화폐 상장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된다.
문제는 팝체인이 내세우는 잠재성과 가치가 블록체인 기술과 별 상관이 없고, 내부 소스코드도 다른 암호화폐 코드를 그대로 배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실제 소스코드가 모네로 암호화폐 것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서만 보면 팝체인은 과거 토렌트에서 다운로드 받는 다양한 콘텐츠를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또 VJ 등에게 보내주는 별풍선 등 일종의 보상(리워드)을 이 암호화폐로 대체할 수 있다.
팝체인 백서에 따르면 이 코인은 독창적 팝박스 하드웨어를 적용했다. 팝박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컨트롤 할 수 있고, 비트토렌트처럼 영화, 동영상 콘텐츠를 다운받거나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컴퓨터나 TV에 연결된 모뎀 등 장비에 연결해 놓고 파일 저장과 대역폭 제공을 하는 댓가로 코인을 채굴하는 방식이다.
암호화폐 실 보유자 문제도 논란이다. 이 화폐의 90%이상을 2명이 보유하고 있다.
거래를 통해 새로운 투자자들이 유입돼 거래량이 늘어나면 이 암호화폐를 가진 극소수 사람들만 이익을 실현하는 불공정한 거래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여러 문제가 불거지자 블록체인협회는 빗썸에게 팝체인 코인 상장절차를 일시 중단하고 재검토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언론과 여러 블록체인 전문가 및 투자자 집단에서 팝체인 코인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빗썸은 빗썸은 팝체인 상장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빗썸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여러가지 허위사실이 시장에 유포돼 팝체인 거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이런 상태에서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타 거래소 상장이 결정이 된 후에 거래를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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