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아시아 원유소비액이 3년 만에 갑절 이상 불어난 1조달러(약 108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아시아가 올해 받게 될 유가 청구서가 총 1조달러에 달해 5000억달러에 못 미쳤던 2015년의 2배를 넘고 7000억달러 정도였던 2016년이나 8000억달러를 약간 넘겼던 지난해보다 모두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국 등의 원유 수요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에 타격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20% 넘게 상승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은 17일 장중 한때 배럴당 80.50달러까지 올랐다가 79.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시간 외 거래에서도 79.5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루에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원유 1억 배럴 중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약 35%를 차지하는데 이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원유 생산에서는 아태지역의 비중이 10% 미만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올해 4월 세계 소비의 10%에 육박하는 하루 960만배럴을 수입했다. 이는 배럴당 80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7억6800만달러, 연간으로 치면 2800억 달러다.
유가 상승에 더해 달러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도 아시아 경제를 더욱 짓누를 수 있는 요인이다. 원유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인도, 베트남 등 수입 의존도가 높고 경제 기초 여건상 에너지 가격 급등의 충격을 흡수하기 어려운 곳은 타격이 예상된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마케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는 유가 급등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라며 "차입능력이 제한적인 저개발국가는 수입가격 상승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은행은 이어 "아시아가 향후 오일쇼크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려면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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