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생산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 실적과 공장 가동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실트론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회사 공장 가동률은 10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가동률이 100%에 이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이후 10년 만이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시장이 호조세를 보였던 근래 몇 년간 줄곧 90% 후반대 가동률을 지켜왔고, 이번 분기에 '완전 가동'을 기록했다.
실적도 좋다. 1분기 SK실트론 매출은 2975억원, 영업이익은 870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9.8%, 37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30%에 가까운 29.2%로 역대 최대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매출 1조원 클럽 재가입이 무난하고 이익 역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는 관측했다.
LG실트론은 201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원, 1000억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냈다. 이 같은 실적은 당시 동일본 대지진 영향이 컸다. 2013년부터 일본 업체가 공급 체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신규 투자 라인에서 실리콘웨이퍼가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 하락세가 심화됐다. SK실트론은 2년간 연간 적자를 내며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실리콘웨이퍼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웨이퍼 업계가 증설을 자제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제반도체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실리콘웨이퍼 가격은 2016년 반등해 현재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 가격 상승이 예고돼 있다.
SEMI에 따르면 실리콘웨이퍼 출하량은 면적 기준 지난해 118억1000만제곱인치로 2016년 107억3800만제곱인치보다 9.9% 늘면서 4년째 사상 최대 기록을 냈다. 올 1분기 출하량은 30억8400만제곱인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지난해 4분기보다 3.6%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리콘웨이퍼는 반도체 칩 기판 재료로 쓰이는 핵심 소재다. 원형 실리콘웨이퍼는 다양한 크기(지름 1~12인치)로 나뉜다. LG실트론은 12인치(300㎜) 제품을 주력으로 공급한다. 세계 실리콘웨이퍼 시장은 일본의 신에츠(27%)와 섬코(26%), 독일 실트로닉(13%), 미국 선에디슨(10%), 한국의 SK실트론(9%)이 세계 실리콘 웨이퍼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SK는 지난 1월 LG그룹으로부터 실트론 지분 51%를 약 6200억원에 인수했다. 3개월 후인 4월 잔여 지분 49% 중 19.6%를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통해 추가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 29.4%는 최태원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매입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