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대만 패널사가 가상현실(VR) 시장에서 각기 다른 기술로 삼파전을 예고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적·녹·청(RGB)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방식, LG디스플레이가 화이트 OLED(WOLED) 방식을 각각 내세워 격돌했다. BOE와 AUO는 미니LED 기반 VR로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ID 디스플레이위크 2018' 전시회에서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패널 기업은 각기 다른 OLED 기술 방식의 VR 패널을 공개했다. 전시회는 24일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스마트폰, AR·VR, 스마트워치 등 중소형 패널에는 RGB OLED 기술이 적용돼 왔다. RGB OLED는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이용해 적·녹·청 화소를 각각 증착시키는 방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패널에 RGB OLED 기술을 적용했으며, VR 패널도 이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처음으로 WOLED 방식을 적용한 시제품을 선보였다. 구글과 공동 개발, 구글이 VR 제품으로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VR 패널은 4인치 이하 작은 크기에 풀HD 이상 고해상도와 빠른 응답 속도 등을 구현해야 한다. OLED는 초고해상도 구현에 한계가 있고, LCD는 응답 속도가 느린 게 한계로 지적돼 왔다. 초고해상도와 빠른 응답 속도 구현이 어려워 VR 기기 사용 시 어지러움 발생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WOLED를 적용해 문제 해결을 노렸다. 기존 OLED는 538ppi 해상도에 그쳤지만 WOLED 방식은 1443ppi, UHD(3840×4800) 해상도를 구현했다. 응답 속도는 6m/s다.
LG디스플레이 RGB 방식보다 WOLED 방식이 VR에서 더 강점이 있다고 보고 앞으로 주력 VR 기술로 WOLED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기존 OLED 강점을 반영할 수 있는 데다 오픈마스크 방식이어서 스크린도어이펙트(SDE)가 크게 줄어들어 한층 깨끗한 영상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크린도어이펙트는 픽셀과 픽셀 사이를 구분하는 간격 때문에 화면이 가까울수록 마치 모기장처럼 픽셀이 구분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TV나 스마트폰처럼 일정 간격을 두고 화면을 보는 경우 이 현상이 덜하지만 VR 기기처럼 눈과 가까운 거리에 디스플레이가 위치할수록 스크린도어이펙트가 발생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RGB OLED 방식으로 1200ppi 수준의 2.43인치 VR를 구현했다. 지난해 858ppi의 3.5인치 VR를 전시했지만 올해 인치당 픽셀 수가 조밀해진 기술을 선보였다. 함께 전시한 3.5인치 VR는 616ppi로 'SDE 프리'를 따로 표기했지만 1200ppi 제품은 SDE에 별도 표기를 하지 않았다.
중국과 대만 패널사는 OLED와 LCD를 VR에 채택한 시제품을 선보여 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미니LED 기반 시제품을 공개했다. LCD 백라이트를 미니LED로 채택, 해상도를 높였다.
BOE는 미니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한 3.5인치 4K 1850ppi VR를 시연했다. 미니LED를 적용한 3.5인치 615ppi 기반 HDR 헤드셋도 함께 전시했다. 인치당 픽셀 수가 많고, 해상도가 높을수록 어지러운 현상이 줄고 선명한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AUO는 2인치 크기에 미니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한 VR를 전시했다. 1000ppi, 1440×1440 해상도를 구현한다. AUO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미니LED를 적용한 모니터와 노트북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미국)=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