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삼성디스플레이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 포함"

산업통상자원부가 삼성디스플레이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고 30일 결론냈다. 핵심 기술 유출을 우려해 작업환경보고서 공개를 반대한 삼성디스플레이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산업부 디스플레이 전문위원회는 이날 OLED 공장 뿐만 아니라 8세대 LCD 공장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고 판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대량 생산하면서 세계 시장 약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반면에 8세대 LCD는 중국도 아몰퍼스실리콘(a-Si) 기반 기술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고 생산능력이 한국을 추월해 세계 1위로 올라서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이에 OLED는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8세대 LCD는 최신 시설이 아닌데다 중국과 기술 격차도 거의 사라져 삼성디스플레이 8세대 LCD 공장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놓고 회의 이전까지 견해가 엇갈렸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전문위원회는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다수 포함됐다고 결론지었다. LCD 생산 전 과정에 걸쳐 상당히 구체적이고 중요한 정보가 포함됐다는데 이견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이렇게 세세한 정보까지 담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자세한 생산 관련 정보가 있었다”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구체적 생산 정보가 있어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위원은 “8세대 LCD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있지만 중국과 격차가 없어져 수 년 전부터 국가핵심기술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와 별개로 작업환경측정보고서는 기업의 제품 생산 정보 대부분이 담겨있어 국가핵심기술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월 충남 아산 탕정공장 작업환경보고서를 공개하라는 고용노동부 결정을 막아달라며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3월에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정보공개 취소를 요청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행정심판 결정이 나오기까지 정보공개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고, 당시 중앙행정심판위가 이를 받아들였다.

산업부 판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결과를 법원에 제출하고 행정소송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해 정보공개를 하지 못한다는 법규는 없지만,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업부가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고 판단한 만큼 행정소송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