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와 차이나스타가 차세대 10.5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방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LG디스플레이가 파주 P10에 투자할 10.5세대를 액정표시장치(LCD)를 거치지 않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생산키로 잠정 결정한데다 기존 화이트OLED(WOLED) 외에 잉크젯 프린팅 방식까지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자점(QD)-OLED로 대형 패널 기술을 개발하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고민을 더 안기는 모습이다. LG·삼성과 격차를 좁힐 기술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를 어렵게 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BOE와 차이나스타는 차세대 10.5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10.5세대 OLED 투자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초대형 차세대 패널에 투자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BOE와 차이나스타는 그동안 8세대 대형 OLED 기술을 연구 개발해왔다. BOE는 유기물을 증착하지 않고 기판에 직접 인쇄하는 차세대 기술인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준비했다. 차이나스타도 잉크젯 기술을 연구했다.
그러나 당초 잉크젯 프린팅 기반 OLED로 직행하려 했던 BOE는 LG디스플레이가 상용화한 WOLED 방식을 고심 중이다. 잉크젯 프린팅을 오랜 기간 연구했지만 실제 시장에서 양산 검증된 기술은 WOLED가 유일해 안정성 높은 기술과 차세대 기술을 놓고 저울질을 거듭하고 있다. WOLED 채택 여부는 최종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BOE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를 새롭게 채택하자 이 기술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나스타도 선택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모회사 TCL 등이 설립한 잉크젯 프린팅 연구개발 오픈 플랫폼 '주화 프린팅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가 31인치 프린팅 방식 OLED 시제품을 제작하는 등 활발히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실제 양산 기술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차이나스타는 최근 투자를 발표한 10.5세대 팹 T7에서 초대형 OLED를 양산할 방침이다. 잉크젯 프린팅을 적용해 2021년 10.5세대 OLED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WOLED와 QD-OLED도 염두하고 있다.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아직 양산하지 않은 점도 차이나스타의 차세대 기술 투자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요소다. 경쟁사 BOE는 6세대 플렉시블 OLED 양산을 최근 시작했지만 차이나스타는 아직 생산라인을 마련하는 단계다. 지난해 6월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T4 기공식을 열었고 이달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대형뿐 아니라 중소형 OLED도 양산 경험이 없어 10.5세대를 차세대 기술로 생산하는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 기술과 실제 양산 기술은 완전히 다르므로 중국 패널사들이 어떤 초대형 OLED 양산 기술을 택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높은 양산 가능성과 선두를 추격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을 놓고 전략적 선택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